심석희가 2014년 3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3000m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20여일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1·한국체대)가 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빙상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심석희는 16일 코치와의 갈등으로 진천선수촌을 이탈했다가 18일 대표팀 훈련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7일 심석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을 때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자 대표팀 코치가 심석희에게 실제로 손찌검을 한 것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해당 코치는 18일 직무정지부터 시켰다.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은 2006 토리노겨울올림픽 대표팀을 지도했던 박세우 쇼트트랙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연맹은 “대표팀 내부에서 구타는 절대 금지”라고 설명했다. 선수촌에 입소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은 연맹 임원의 입회하에 구타, 파벌, 학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연맹 관계자는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은 금메달에 대한 중압갑을 엄청나게 받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주장인 심석희한테 그랬던 것 같다. 둘이 있는 자리에서 심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맹 관계자는 “코치 입장에선 자신이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심석희를 발굴해 키웠기 때문에 여전히 (심석희가) 어린 애처럼 보였을 것이다. 반면 심석희는 ‘이제 나도 어른인데 왜 이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심석희는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서 여자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평창겨울올림픽에서도 최민정(20·성남시청)과 함께 한국의 ‘금빛 사냥'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연맹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관련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한 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대표 선수들이 평창올림픽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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