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나 자기토바(16)가 21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19일 앞두고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세계 1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러시아)의 독주체제에 금이 갔다.
메드베데바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여자싱글 합계점수 232.86점을 받아 신예 알리나 자기토바(16·러시아)에게 1위를 내줬다. 이로써 메드베데바는 2015년 그랑프리 대회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놓쳤다.
피겨 여자싱글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메드베데바는 김연아 은퇴 이후 ‘피겨 여왕’의 자리를 지켜왔다. 메드베데바가 지난해 4월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트로피에서 기록한 합계 241.31점(쇼트프로그램 80.85점, 프리스케이팅 160.46점)은 김연아가 2010 밴쿠버겨울올림픽에서 세운 228.56점(쇼트 78.50점, 프리 150.06점)을 10점 이상 넘어선 점수다.
메드베데바를 꺾고 평창올림픽의 새 우승후보로 떠오른 자기토바는 이번 대회에서 쇼트(80.27점)와 프리(157.97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세우며 총점 238.24점으로 메드베데바를 5점 이상 앞질렀다.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처음 데뷔한 자기토바는 지난해 12월 발등뼈 골절로 메드베데바가 불참했던 그랑프리 파이널과 2018 러시아선수권대회를 석권하며 급성장했다. 자기토바는 이날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루드비히 밍쿠스의 ‘돈키호테’에 맞춰 고난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어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반면 두 달 만에 복귀한 메드베데바는 첫 점프과제인 트리플 플립 착지부터 다소 흔들린 모습을 보이며 연속 점프인 트리플 토루프를 단독 점프로 처리하는 등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러시아 국적의 두 선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도핑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에 출전 금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개인자격으로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할 예정이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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