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24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미국 테니스 샌드그렌를 꺽고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전에 진출한 뒤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인 첫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하며 일약 ‘세계 테니스계 샛별’로 떠오른 정현(21)이 “아직 안끝났다. (4강 경기가 열리는) 금요일에 다시 만나겠다”라고 말했다. 정현은 24일(한국시각) 테니스 샌드그런(미국·세계 49위)과의 호주오픈 남자 테니스 8강 경기에서 세트점수 3-0(6:4/7:6/6:3)으로 승리한 뒤 한국말로 “현지에서 응원해서 주신 한국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 뒤 코트 위에서 진행된 ‘온코트 인터뷰’에서’ “승리를 앞둔 마지막 게임에서 처음에 40-0으로 앞서 있었다. (경기 도중) 경기에서 이겼을 때, 셀리브레이션을 어떻게 할 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웃음) 그러다가 경기가 듀스로 접어들었고,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몰렸다”며 “이때부터 공을 상대 코트에 넣으려고 달리기 바빠서 아무런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직전 경기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인 노박 조코비치와의 대결을 끝낸 뒤라, 이번 경기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8강 경기도 힘겹게 이겼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테니스 팬들이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준준결승 정현과 테니스 샌드그렌의 경기에서 정현의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현은 4강에서 이날 저녁 8강 경기를 치르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경기의 승자와 만나게 됐다. 사회자가 ‘어떤 상대와 만났으면 좋겠냐’고 묻자 그는 “50대 50"이라며 누가 와도 자신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현은 한국인 사상 첫 4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고마웠던 사람들로 가족과 친구, 에이전트 등을 소개한 뒤, 한국말로 소감을 말할 기회가 주어지자 "현지에서 응원해주신 분들, 고국에서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끝으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금요일에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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