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제52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전 당시 노선영.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겨울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대표팀 노선영(29·콜핑팀)이 26일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데 대해 백철기 대표팀 감독이 “끝까지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선영은 이날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출전이 예정됐던 러시아 선수 3명 중 2명이 올림픽 불참을 선언해 최종 엔트리 32명에 이름을 올렸다.
백 감독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 노선영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노선영에게 만나자는 전화와 메시지를 남겼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2년 간 함께 훈련을 해 온 선수인 만큼 어떻게든 (올림픽 출전을)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선영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직후인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 빙상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한편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남녀 각각 1개씩 금메달이 걸린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 선수들이 둘로 나눠져 서울 태릉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을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400m 트랙을 각각 8바퀴(남자), 6바퀴(여자) 도는 종목이다.
노선영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가 끝난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남녀 팀추월 대표팀 선수 중 이승훈(30), 정재원(17), 김보름(25)이 한국체대에서 별도 훈련을 해 팀으로 훈련한 적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태릉빙상장에 남은 남자대표팀의 김민석(19)과 여자대표팀의 노선영, 박지우(20)는 그동안 인원수가 맞지 않아 단거리 훈련을 하거나, 혼성으로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 감독은 “개인종목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은 다른 훈련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팀추월 훈련에 더 집중했고, 일주일에 한 두번 전체 팀훈련을 해왔다”며 “태릉빙상장은 한국체대와 비교해 빙질이 좋지 않고, 펜스의 쿠션감이 없어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일부 선수가 한국체대에서 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승훈, 김보름 등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만큼 밴쿠버겨울올림픽 때부터 다른 선수들과 따로 쇼트훈련을 해왔다”며 “이러한 훈련을 통해 그동안 팀추월,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만큼 해당 선수들에게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지우와 김민석은 이번 평창올림픽 때 각각 개인종목인 여자 매스스타트와 남자 개인전 1500m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여서 백 감독의 해명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항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노선영 선수에게 관련 규정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선수가 올림픽 출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점,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국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올림픽 출전권을 재배정받은 만큼 노선영 선수가 남은 기간 올림픽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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