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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러시아 국기는 선수촌 침실에서만”…러시아의 굴욕

등록 2018-01-28 10:52수정 2018-01-28 10:55

평창올림픽 오는 러시아 선수들에 지침 통보
서약서 써야 올림픽 참가…반도핑 강력 제재
IOC가 발표한 러시아 선수 행동지침.
IOC가 발표한 러시아 선수 행동지침.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 26일(한국시각), 이번 평창겨울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국기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IOC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지침을 보면 러시아 선수들은 경기복과 선수단복에 러시아의 약자인 ‘RUS’를 표기해선 안 되며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들’이라는 뜻인 ‘Olympic Athlete from Russia’이나 ’OAR’로 표시해야 한다.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나 러시아의 올림픽 관련 소셜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창올림픽 기간 중 관중들은 러시아 국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나 국가, 상징, 엠블럼을 노출해선 안 된다. 러시아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면 오륜기가 게양되고 금메달을 땄을 때도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단, 러시아 국기 사용은 오로지 올림픽선수촌 개인 침실(bedroom)에서만 가능하다.

IOC는 지난해 연말, 러시아 국기를 대체할 ‘OAR’ 상징 규정도 까다롭게 규정했다. 몇몇 지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선수들의 경기복·액세서리·장비에는 ‘OAR’이나 ‘Olympic Athlete from Russia’라는 마크만 사용할 수 있다.

-선수단복에는 ‘OAR’ 마크만 사용할 수 있다.

-‘Olympic Athlete from Russia’ 중 ‘Russia’가 ‘Olympic Athlete from’이라는 글자보다 커서는 안된다.

-경기복이나 선수단복의 색상은 단색이거나 두 가지 혼색만 허용된다.

-경기복이나 선수단복에 러시아를 상징하는 어떠한 디자인도 금지된다.

러시아의 상징이 올림픽 기간 중에 도드라지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강력한 규제인 셈이다. IOC는 ‘Olympic Athlete from Russia’라는 마크를 다음과 같이 예시했다.

IOC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선수들을 위로하고자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려퍼지는 ‘대체 시상식’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여기에 참석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서 올린 성적은 러시아가 아닌 OAR 소속으로 기록된다.

러시아 선수 169명은 이런 지침을 준수하고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야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서 이 지침을 제대로 지켜지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며 “이후 러시아 도핑 파문에 따른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할 회의에서 평가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2016년 리우올림픽 직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자국 선수 1천명의 도핑 결과를 조작한 사실이 폭로되는 등 국가 차원의 금지약물 처방 사실이 확인돼 각종 국제대회 출전이 불허되는 제재를 받고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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