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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영이는…준환 오빠가 부러운 14살

등록 2018-02-05 18:36수정 2018-02-05 19:12

알쓸평창 l 올림픽 나이제한
어린 선수 보호하려 논의 시작
국제연맹서 설정…종목마다 달라
유영, ‘피겨 15살’ 규정에 걸려
김연아도 토리노때 같은 경험
차준환은 16살로 출전권
2018년 2월9일, 대망의 평창올림픽이 시작됩니다. 17일간의 겨울올림픽 기간 중 올림픽 상식까지 겸비한다면 뜨거운 열기의 겨울축제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겠죠. ‘알아두면 쓸데있는 평창올림픽 이야기’(알쓸평창),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유영과 차준환.
유영과 차준환.
지난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중학교 1학년 유영(14)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 204.68점을 얻어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유영의 기록은 2014년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받은 200점대 점수다.

유영은 김연아의 대를 이을 ‘피겨 여왕’을 예약해 놓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는 참가할 수 없다. 어린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막는 국제빙상연맹(ISU)의 규정 때문이다. 올림픽 헌장에서는 “참가 선수의 연령 제한은 없다”고 규정하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하면 국제경기연맹이 설정한 나이 제한은 수용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뒀다.

나이 제한의 필요성은 각 연맹이 경기 특성에 따라 판단하므로 종목마다 천차만별이다. 국제빙상연맹은 이번 평창올림픽 피겨 종목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 조건으로 “2017년 7월1일 전에 적어도 15살이 된 사람”으로 규정했다. 2002년 6월30일 이전에 태어났어야 평창올림픽 피겨 종목에 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영은 2004년 5월생이므로 올림픽에 나가기에는 2살가량 모자란다. 1990년 9월생인 김연아도 이 규정 때문에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3개월 차이로 참가하지 못했다. 반면 남자 피겨의 차준환(16)은 2001년 10월생이므로 나이 제한을 받지 않고 이번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설산의 급격한 경사로를 질주해야 하는 알파인 스키의 참가 자격은 만 17살이다. 국제스키연맹은 이번 평창올림픽의 경우 ‘2001년 1월1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으로 규정했다.

올림픽 나이 제한 논의는 1998년 나가노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태라 리핀스키(미국)가 우승하면서 촉발됐다. 1982년 6월10일생인 리핀스키는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지만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곧바로 은퇴해야 했다. 리핀스키의 당시 나이가 만 15살이었으므로 현재 기준으로도 나이 규정을 충족하기는 한다. 그러나 올림픽 챔피언의 ‘불우한 결말’은 어린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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