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예선 1차전 한국 대 핀란드 경기에서 대한민국 이기정이 스톤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컬링이 2018 평창겨울올림픽 첫 공식 경기 승리를 챙겼다.
8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남녀 2인조) 이기정(23)-장혜지(21) 짝이 예선 첫 경기에서 핀란드를 상대로 9-4로 이겼다. 전체 8엔드 경기 가운데 7엔드 만에 기권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개회식에 하루 앞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초반 경기를 주도했다. 8엔드(엔드당 5개 스톤 투구)로 진행되는 믹스더블 경기에서 1~3엔드를 모조리 따내며 5-0까지 앞서갔다.
중반 이후 핀란드의 반격이 매서웠다. 핀란드는 4엔드에서 스톤을 동그라미 모양 표적 ‘하우스’의 한가운데인 ‘티’(또는 버튼)에 더 가까이 붙이면서 첫 1점을 따냈다. 이어 5엔드에서도 스톤을 티에 붙인 뒤, 한국의 공격용 스톤을 막아내는 방식으로 2점을 따냈다. 6엔드에서도 핀란드는 1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막판 승부처에서 한국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승부처는 7엔드 한국은 세번째 투구였다. 이미 하우스 안에 2개의 스톤을 넣는 데 성공한 한국은 이기정이 세번째 스톤으로 핀란드의 스톤 하나를 밀어내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곧바로 이 지점을 승부처로 여긴 한국은 경기마다 한번만 주어지는 ‘타임아웃’을 신청했다. 장반석 감독은 “완벽하게 붙이면 2점 땡겨올 수 있다. 무조건 2점은 가져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곧바로 이기정이 네번째 스톤으로 하우스를 방어하고 있던 또다른 핀란드의 스톤을 밀어내자, 하우스 안에는 한국의 스톤 3개만 남았다 남겼다. 핀란드의 백전노장 토미 란타마키의 마지막 투구가 핀란드 스톤끼리 부딪히면서 한국은 무려 4점을 추가했고 점수차를 9-4까지 벌렸다. 사실상 뒤집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자, 란타마키는 승부를 포기하는 악수를 한국팀에 청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평창올림픽 전체 공식 경기 가운데 두번째 승리팀이 됐다. 같은 시각 또다른 컬링 믹스더블 경기에서 미국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를 상대로 7엔드 만에 먼저 기권승을 거두면서 평창올림픽 첫 경기 승리는 미국이 가져갔다. 미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이 된 컬링 믹스더블에서 첫 승리팀이 됐다. 이날 밤 이어진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은 중국과 연장 접전끝에 7-8로 져 예선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강릉/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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