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영국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풀러가 올림픽 선수촌과 개막식 뒷무대를 소개하는 모습. (아래) 호주대표팀 스켈레톤 코치 로버트 더만이 올림픽 숙소와 개막식 현장 등을 소개하는 모습. 각 유튜브 채널 갈무리
올림픽 중계 카메라에만 잡히는 판에 박힌 모습 대신 자신만의 독특한 올림픽 영상 기록으로 인기를 끄는 이들이 있다. 바로 ‘평창겨울올림픽 브이로그’(VLOG·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를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선수와 코치진이다.
‘브이로그’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영국의 국가대표 선수, 호주 대표팀의 코치부터 올림픽 스태프까지 개성을 담은 영상은 “생생하다”, “소소한 재미가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선수들이 직접 보여주는 평창의 하루는?
영국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풀러 (Aimee Fuller)는 평소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풀러 라이프’란 영상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브이로거’다. 그는 한국으로 떠나는 날부터 올림픽 개막식날까지 촬영한 영상을 통해 ‘선수촌 24시간’을 보여준다.
풀러의 영상에는 같은 영국 대표팀 선수들의 짧은 인터뷰는 물론이고, 올림픽 선수촌 숙소와 식당 메뉴 소개, 각종 체험 행사와 축하 공연의 분위기, 자신의 훈련 모습까지 생생하게 담겨있다. 풀러는 “선수촌 안에 근무하는 모두가 꽤 친절하다. 특히 맥도날드 직원들이 그렇다”고 소개했다.
개막식 무대 뒷모습도 만날 수 있다. 풀러는 함께 대기하는 중국, 인도, 미국, 자메이카 등 다른 나라 대표팀 선수들과 선수들을 환영하는 한국 스태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들뜬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 스포츠>도 풀러의 영상을 함께 소개했다. 같은 영국 대표팀의 스키선수 로완 체셔(Rowan Cheshire)도 ‘브이로그’를 통해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올림픽 기념품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스위스 스노보더 팻 버그너(Pat Burgenar)도 한국에 도착한 뒤 여정을 영상으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 대표팀 코치·현장 스태프·자원봉사자도 ‘유튜브’
선수들만 있는 게 아니다. 국가대표팀 코치, 올림픽 운영 스태프, 국외 자원봉사자들도 ‘브이로거’ 대열에 합류했다.
호주 스켈레톤 대표팀 코치인 로버트 더만(Robert Derman)은 ‘디스이즈미’(This is me)라는 별명으로 꾸준히 ‘브이로그’를 올리는 유튜버다. ‘2018 올림픽 브이로그’란 카테고리를 따로 만든 그는 선수촌 내 생활모습, 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오락시설, 팀 환영회, 개막식 현장, 선수촌 내 치과 치료 경험기까지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특히 그는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하루를 마칠 때까지 모습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보여줘 마치 1인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평창겨울올림픽 프레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운영요원 아담 키퍼(Adam Kiefer)는 개막식 당일 연신 ‘오 마이 갓’이란 감탄사를 외치며 누구보다 열광적인 응원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스테파니 커크햄(Stephanie Kirkham)도 자원봉사자들이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려 평창의 들뜬 분위기를 전달했다.
외국인들이 별도 자막없이 올리는 영상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한국 누리꾼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즐겁게 보내시라”, “한국에 계시는 동안 좋은 시간 보내세요”, “기사들보다 평창 소식 리얼하게 전해줘서 훨씬 좋네요”, “평창에서 선수들 생활 궁금했는데 너무 재밌어요” 등 호평을 남기고 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