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화이트가 1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연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며 스노보드의 전설로 남게 됐다.
화이트는 1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종점수 97.75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화이트는 이로써 스노보드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최초의 선수가 됐다.
32살인 화이트는 20대들의 주무대인 스노보드에서 황제로 군림해왔으나 3번째 금메달 획득은 쉽지 않았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010년 밴쿠버대회에도 정상에 올랐으나 2014년 소치대회 때는 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국가대표 2차 선발전까지 4위에 머무르는 부진을 보였고, 지난해 11월에는 연습 도중 다쳐 얼굴을 62바늘이나 꿰맸다.
이번 대회 우승도 극적인 역전이었다. 화이트는 예선에서 98.50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이날 1차 결선에서도 94.25점으로 스코티 제임스(오스트레일리아)를 제치고 1위를 달렸다. 그러나 2차 결선 때 화이트가 착지 실수로 55점에 머무는 사이 일본의 히라노 아유무(20)가 95.25점을 연기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화이트는 그러나 마지막 3차 결선에서 완벽한 연기로 고난도 기술을 소화하며 97.75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화이트는 경기 뒤 “잘했다는 건 알았지만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에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다쳤던 그 동작을 오늘 다시 시도했기에 극복할 장애물이 많았지만, 결과는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이날 2020년 도쿄여름올림픽에서는 스케이트보드 선수로 출전하겠다고 깜짝 선언을 하기도 했다. 화이트가 2020년 처음 정식종목이 된 스케이트보드에서 메달을 획득할 경우 여름과 겨울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거머쥔 역사상 6번째 인물이 된다.
평창/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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