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이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실수가 있어서 안타깝고 아쉽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점프에서 한번 넘어진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었지만 4년 뒤를 기약하 듯 표정은 밝았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싱글 기대주 차준환(17·휘문고)이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자신의 최고점을 경신하며 처음 출전한 겨울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쳤다.
차준환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마지막 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65.1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83.43점과 합해 총점은 248.59점. 쇼트와 프리, 총점 모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개인 최고점이었다. 이날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으나 나머지 점프는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출전 선수 24명 중 15위였다.
이날 11번째 연기자로 나선 차준환은 배경음악인 ‘일 포스티노’(Il Postino)에 맞춰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해냈다. 그러나 이어진 쿼드러플 살코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으로 ‘마의 3연속 점프 구간’을 마친 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싯 스핀으로 숨을 돌렸으며, 트리플 악셀에 이어 트리플 플립-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까지 순조롭게 점프를 이어갔다. 이어 코레오 시퀀스에 이어 트리플 플립과 스텝 시퀀스를 깔끔하게 소화했고, 트리플 루프로 7개의 점프 과제를 모두 끝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자신의 첫 겨울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다.
차준환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쇼트 경기를 끝내고 다짐했던 것처럼 넘어져도 벌떡 일어났다. 생각보다 잘 마무리했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제가 사춘기라 엄마랑 캐나다에서 같이 훈련하면서 많이 다투기도 하고 혼나기도 했다. 아빠와 시합 전에 통화하면서 사실 약간 투정을 부렸는데 경기 중에 계속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더라.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엄마 아빠”라고 말했다.
차준환은 “시니어 첫 시즌인 이번 올림픽 시즌에 (부상과 부츠 문제 등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 이제 겨우 시니어 1년 차다. 차근차근 성장하겠다. 내게 맞는 쿼드러플 점프를 하나씩 장착해 천천히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강릉/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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