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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스케이터’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 기적같은 동메달

등록 2018-02-21 12:17수정 2018-02-21 15:25

여자 쇼트트랙 계주 출전 테르모르스
중국·캐나다 실격으로 3위 승계
페이스북에 “역사가 쓰여졌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넘나드는 ‘홍길동 스케이터’ 요린 테르모르스(29·네덜란드)의 꿈이 이뤄졌다. 자신의 원래 주종목이었던 쇼트트랙에서 기적같은 동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테르모르스는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계주에서 ‘파이널B’에 출전해 네덜란드팀을 이끌었고 세계기록(4분3초471)을 세우며 1위로 들어왔다. ‘파이널B 결승’은 준결승전에서 떨어진 4개팀이 5~8위 순위를 가리는 승부이므로 이 경기의 1위는 파이널A 4팀에 이은 5위가 된다. 네덜란드가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 계주 순위 5위를 예약한 것이다.

앞서 테르모르스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쇼트트랙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소치와 평창에서 3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스피드스케이팅에 전념하겠다며 그동안 애착이 컸던 쇼트트랙과의 ‘이별선언’을 한 것이다. 테르모르스의 쇼트트랙 선수 생활은 올림픽 메달 없이 아쉽게 끝나는가 싶었다.

그러나 대반전이 일어났다. 4개팀이 뛴 계주 결승전(파이널 A)에서 중국과 캐나다가 실격 판정을 받는 바람에 5위 자리를 예약했던 네덜란드가 3위로 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11살 때 스케이팅을 시작한 테르모르스가 서른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지막 올림픽 쇼트트랙 레이스에서 극적인 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이다. 겨울올림픽 사상 한 대회에서 롱트랙·쇼트트랙에서 모두 메달을 따게 된 테르모르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역사가 쓰여졌다”며 기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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