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패럴림픽 북한선수단이 8일 오전 강원도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입촌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평창/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3월9~18일)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올림픽스타디움과 주변은 지난 주말부터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얀 세상이 됐다. 평창겨울패럴림픽조직위원회와 각 경기장(베뉴) 관계자들은 종일 내리는 눈을 치우느라 애를 먹었다.
“눈이 많이 오고 있다. 눈이 와야 겨울패럴림픽이다. 장애인선수들이 여러분들한테 영감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앤드루 파슨스(41·브라질)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한 뒤 “이번에 49개 나라에서 567명의 선수들이 참여한다. 조지아와 북한이 처음으로 겨울패럴림픽에 참가하는데, 북한의 참여는 평화에 대한 스포츠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함께 회견에 나온 이희범 평창겨울패럴림픽조직위원장은 “내일 오전부터 눈이 멈춘다는 예보가 나왔다. 개막식 때는 청명하고 온화한 기후가 예상된다”며 “목표 대비 128%의 입장권(28만5000장)이 팔려 대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겨울패럴림픽은 9일 저녁 8시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흘 동안의 열전에 돌입한다. 성공리에 끝난 2018 평창겨울올림픽 폐막 12일 만이다. 이희범 위원장은 “패럴림픽의 성공이야말로 모든 올림픽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창겨울올림픽은 국민 84%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는데, 이번 겨울패럴림픽은 100%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들은 6개 종목(알파인스키,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스키,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15개 세부종목에 걸쳐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참가국과 선수 규모는 2014 소치겨울패럴림픽(45개국, 547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스노보드가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금메달 수도 소치 대회보다 8개가 늘었다. ‘도핑 스캔들’로 징계를 받았던 러시아는 30여명이 ‘중립패럴림픽선수’(NPA)라는 이름으로 출전한다.
국제패럴림픽위로부터 특별쿼터를 받은 마유철(27)·김정현(18) 등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 2명과 참관선수 4명 등 2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북한은 8일 오전 10시 평창선수촌 국기광장에서 공식 입촌식을 열었다. 전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 북한선수단은 평창선수촌 102동 9층과 10층 등 2개 층을 숙소로 정하고, 발코니에 인공기를 내걸었다.
이날 입촌식에는 북한선수단장인 정현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임원·선수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정현 단장은 고려청자 형태의 항아리를 박은수 평창선수촌장에게 전달했다. 정현 단장은 평화와 화합의 축제를 염원하는 패럴림픽대회 벽에 ‘민족의 위상’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평창/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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