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 체코와의 예선 2차전 서든데스에서 극적인 연장전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경기장 대형 스크린에 “소리 질러, Make some noise!”라는 자막이 뜨자, 태극기를 든 관중들의 함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100데시벨(dB)이 넘었다. 일요일을 맞아 장애인 아이스하키를 처음 보러 온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반신 장애를 가진 태극전사들이 썰매에 앉아 빙판을 지치며 투지와 열정 넘치게 퍽을 다투는 장면에 가슴 뭉클해했다. 경기 중간 중간에는 가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등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와 경기장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까지 자리해 한국팀을 뜨겁게 응원했다. 2피리어드 들어 3분28초 만에 이주승(28)의 첫골이 터지는 순간, 스탠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예선 B조 2차전에서 한국은 3피리어드까지 체코와 2-2로 비긴 뒤 서든데스(전후반 5분씩)에서 13초 만에 ‘로켓맨’ 정승환(32)의 극적인 골이 터지며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전날 한·일전에서 정승환의 골 등을 앞세워 4-1로 통쾌한 승리를 거둔 한국은 2연승(승점 5)로 B조 1위로 나섰고, 13일(낮 12시) 조 2위 미국(1승 승점 3)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스케이트 대신 양날(Double blades)이 달린 썰매에 앉아 경기를 치르는 경기로, 하지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이다. 1~3피리어드(피리어드당 경기시간은 15분)를 치르며 승부가 나지 않으면 서든데스로 승부를 가린다.
이주승이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 체코와의 3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비슷한 시각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휠체어컬링 예선 4차전에서는 한국이 슬로바키아와 접전 끝에 7-5로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전날에는 미국과 러시아 선수들로 구성된 ‘중립패럴림픽선수’(NPA)를 각각 7-3, 6-5로 물리친 바 있다. 한국은 이날 슬로바키아를 맞아 역전과 동점을 반복함 5-5로 마지막 8엔드에 들어간 뒤 2점을 뽑아내며 멋지게 마무리했다. 한국의 1차 목표는 11차례의 예선 경기에서 7승 이상을 거둬 준결승에 오르는 것이다.
한국 휠체어컬링대표팀은 스킵 서순석(47), 리드 방민자(56), 세컨드 차재관(46), 서드 이동하(45)·정승원(60) 등 5명의 성이 전부 달라 오성 어벤저스를 합친 ‘오벤저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강릉/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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