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체육단체 비위 근절을 위해 내년초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광범위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체육회 적폐를 근절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체육계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내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한 20여명 안팎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부와 협의해 광범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문책하는 한편, 5개 분야에 대해서는 모두 검찰고발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 분야는 조직 사유화, (성)폭력, 승부조작, 편파판정, 입시비리 등이다. 비위 정도에 따라서는 회원 종목단체의 자격박탈 등 강력한 조처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체육회는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음주 성 추문 사건에 대해 감독은 사직하고 가해자는 영구제명 등의 조처를 했다면서 주류 반입 차단 조처와 대표선수 선발 투명성 제고를 실천방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선수촌 안에 선수위원회(위원장 유승민 선수위원)의 공간을 마련해 선수들이 편안하게 상담 및 신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컬링 사태에서 보듯 조직 사유화를 막기 위해 단체장 선출 방식을 개선한다. 이 회장은 “현재 100∼300명인 선거인단을 500명 이내로 확충하는 방안을 포함해 단체장 선거 제도 개선을 연구하고 대의원제도도 대폭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김성한 전 기아 감독의 신임 선수촌장 내정설 등 인사와 관련한 소문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다섯 분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모두 반려했다”며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만큼 현재 체육계 원로와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인사추천위원회가 사무총장·선수촌장·선수촌 부촌장·훈련지도관 등을 새로 뽑기 위해 논의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새로운 인사의 원칙은 전문성”이라며 “선수촌장의 전문성은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이고, 체육회 사무총장의 전문성은 (조직이 통합된 만큼) 사무처 살림과 조직관리”라고 강조하면서 “조만간 인사추천위원회 7명의 명단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내년은 체육회 100주년(2020년)을 앞둔 해인 만큼 체육회의 비리와 관행 등을 혁신해 새로운 100년을 맞아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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