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정범구 독일 대사(가운데 왼쪽)와 북쪽 박남영 대사가 지난 2일 합동훈련 중인 남자핸드볼 단일팀을 방문해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남자핸드볼 남북 단일팀이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리는 제26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남북 단일팀은 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서 홈팀 독일과 개막전(11일 새벽 2시15분)을 치른다. 개막전에는 남쪽의 정범구 대사와 북쪽의 박남영 대사가 나란히 참석하고, 남북이 공동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조영신 감독(상무)이 이끄는 단일팀은 남쪽 선수 16명에 북쪽 선수 4명이 합류해 지난해 12월22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다른 나라들은 엔트리가 16명으로 제한되지만 남북 단일팀에 한해 국제핸드볼연맹(IHF)이 20명으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국제핸드볼연맹의 제안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도움으로 구성된 단일팀은 개막 전부터 독일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진행된 미디어 공개훈련에는 독일의 20여개 매체가 취재경쟁을 벌였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평창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다시 남북 단일팀이 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돼 정치적 상황보다 스포츠 분야에서 먼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은 누리집에 ‘스포츠 그 이상의 역사를 만든다’는 제목으로 남북 단일팀 선수단을 소개하며 “개막전이 열리는 장소인 베를린은 통일 과정이 생소하지 않은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별리그 A조에 편성된 단일팀은 세계 1위 독일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러시아(4위), 프랑스(5위), 세르비아(6위), 브라질(27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세계 19위인 한국은 지난해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세계대회 출전자격을 얻었고, 북한은 1974년 국제핸드볼연맹 회원국이 됐지만 세계랭킹은 없다.
조영신 감독은 4일 공개훈련 인터뷰에서 “함께 훈련하는 기간은 짧지만 단일팀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며 “남북 선수가 같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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