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의 대릴 먼로가 2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관중석을 찾아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20일 오후 2시 창원과 대전에서 나란히 열렸다. 2007년과 2017년에 이어 3번째로 한날한시에 ‘맞불’식 인기 대결을 펼친 것.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배구연맹(KBL)은 일정이 겹친 데 대해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창원체육관은 만원 관중(5451명)에 못 미친 5215명이 찾았다. 지난 시즌 5422명에 못 미치는 역대 올스타전 최저 관중이다. 반면 프로배구는 대전 충무체육관 좌석 수 3963석을 넘어선 4702명이 만원을 이뤘다. 체육관 규모가 컸다면 더 많은 관중이 찾을 수 있었다.
농구건, 배구건 관중들은 선수들과 함께 즐거움을 만끽했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선수 등장부터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름이 불리고 조명을 받으며 나올 때 양홍석은 ‘상어 가족’, 김선형(SK)은 방탄소년단의 ‘아이돌’ 등에 맞춰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전태풍은 프레디 머큐리를 흉내 낸 퍼포먼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2쿼터 경기 도중엔 갑자기 체육관 불이 꺼진 뒤 선수들이 치어리더들과 코트에서 흥겹게 춤추는 ‘플래시 몹’을 펼치기도 했다.
올스타전에선 마커스 랜드리(kt)가 맹활약한 ‘라건아 드림팀’이 ‘양홍석 매직팀’을 129-103으로 물리쳤다. 랜드리는 20분45초만 뛰고도 3점슛 10개로 역대 올스타전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며 40점을 올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상금은 500만원. 팬 투표 1위 양홍석(kt)과 2위 라건아(현대모비스)가 드래프트 방식으로 선수를 선발했는데, 라건아는 25점 17튄공잡기 8도움쥐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덩크슛왕과 3점슛왕은 창원체육관이 홈인 엘지(LG) 김종규(28)와 조성민(36)이 나란히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홈팬들을 즐겁게 했다. 김종규는 덩크슛 콘테스트 국내 선수 결선에서 하프라인부터 뛰어들어 강한 원핸드 덩크를 선보였고, 조성민은 3점슛 결승에서 랜드리(kt)를 16-9로 물리쳤다. 외국인 선수 덩크슛왕은 정규리그 3점슛 1위(평균 3.2개)를 달리는 마커스 포스터(DB)가 차지했다.
프로배구에선 서재덕(30·한국전력)과 이재영(22·흥국생명)이 올스타전 ‘별중의 별’이 됐다. 팬들로부터 ‘덕큐리’라는 별명을 얻은 올스타전 득표 1위인 서재덕은 프레디 머큐리를 패러디했고, 스파이크 서브 킹 콘테스트에서는 유니폼을 벗어 던지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언뜻 보면 박보검을 닮았다는 뜻에서 ‘1초 박보검’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재영은 남자부 올스타 경기에서 감독으로 변신해 선수들을 지휘하기도 했다.
스파이크 서브 킹&퀸 콘테스트는 이변이 연속이었다. 남자부 서브 킹은 115㎞를 기록한 최익제(20·KB손해보험)가 차지했다. 외국인선수 파다르(현대캐피탈)와 타이스(삼성화재)는 단 한 차례도 코트 안에 넣지 못했다.
스파이크 서브 퀸 콘테스트에서는 수상자가 문정원(한국도로공사)에서 마야(현대건설)로 뒤늦게 바뀌었다. 문정원은 첫번째 시도에서 시속 124㎞를 찍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의 남자부 최고기록(123㎞)를 넘었다. 경기감독관은 애초 문정원의 기록을 인정해 서브 퀸으로 발표했지만, 올스타전이 끝난 뒤 한국배구연맹에서 오류를 인정하고 95㎞로 2위를 기록한 마야가 서브퀸 우승자라고 정정 발표했다. 김동훈, 대전/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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