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이우석(오른쪽)과 사이클 나아름이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선수 대표로 선서를 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성폭력 파문 등으로 어수선했던 진천선수촌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출발했다.
대한체육회는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지도자. 체육계 관계자 등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훈련 개시식을 개최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불미스러운 사고로 선수와 지도자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쳤다. 묵묵히 훈련에 매진해 온 선수들과 국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체육계 비위를 근절하고자 선수촌을 각별하게 관리하되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체육회 노동조합, 국가대표지도자협회의, 회원 종목단체 사무처장단도 이날 체육인 자정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각종 폭력과 성폭력 사건 탓에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드려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이고 “뼈저리게 반성하며 잘못된 것을 도려내 확실하게 처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육계 혁신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체육인들은 다만 소년체전 폐지와 대한체육회의 조직 분리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상생보다는 체육계 황폐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한다며 정부의 재고를 요청했다.
신치용 신임 선수촌장은 개시식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지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국민 앞에 자랑스러운 선수촌으로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인성·훈련방법·리더십 등 지도자들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 각 종목 감독·코치들과 소통해 문화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여자 유도선수 출신인 정성숙 부촌장 역시 “선수들이 평안하고 안전하게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합숙훈련에 대해 “신체조건이 경쟁 상대에 밀리는 만큼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팀워크를 위해 적정 수준의 합동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고, 소년체전에 대해서는 “우리 엘리트 스포츠의 근간으로 개인의견으로는 계속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체육회는 훈련 개시식에 앞서 체육계 비위 근절 대책의 하나로 진천선수촌 화랑관에서 선수인권상담실을 정식으로 열었다. 유승민(IOC 선수위원) 선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선수위원, 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인권상담사 1명 등이 배치돼 근무하며, 폭력·성폭력 상담을 비롯해 각종 고충을 상담하고 사건 발생 시에는 피해자 신변을 보호하고 즉각적인 신고절차도 진행한다.
진천/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