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손해보험 선수들이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미 ‘봄배구’의 희망은 사라졌지만 영향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올해 프로배구에서 ‘고춧가루부대’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케이비(KB)손해보험과 현대건설 얘기다.
남자부 6위 케이비손보는 지난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3-1로 꺾어 상대의 1위 탈환을 저지했고, 3연승도 질주했다. 3라운드까지 4승14패였지만, 4라운드(3승3패)와 5라운드(5승1패) 들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비손보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하지만 갈길 바쁜 상위권 팀들에게는 껄끄러운 상대가 되고 있다. 데뷔 3년차를 맞는 세터 황택의가 안정감을 찾았고, 주포인 외국인선수 펠리페가 살아나며 팀의 짜임새가 생겼다. 번번이 아쉬움을 남겼던 뒷심 부족도 벗어나고 있다.
여자부 5위 현대건설 역시 개막 최다연패(11연패)의 좌절을 딛고 7승(17패)을 쌓아 탈꼴찌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7승 가운데 6승(1패)을 거뒀다. 현대건설의 부진이 외국인선수 부재에서 시작됐듯이 부활 역시 외국인선수 가세 덕분이다. 현대건설은 새 외국인선수 마야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면서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레프트에 고유민이 투입되면서 수비에서도 안정을 찾아 준비된 세트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흥국생명을 뺀 나머지 4개 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했다. 12일 현재 흥국생명(승점 48)을 제외하고 지에스(GS)칼텍스, 한국도로공사,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이 모두 승점 43에 묶여 있어 현대건설과의 경기 결과가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