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열리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대회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도 국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지만, 8월 열리는 일반 동호인들의 마스터스 대회도 독특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조직위원회는 7~8월 대회에 200개 나라의 선수·관계자·미디어 1만5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직위원회는 유치 때부터 경제대회를 주창했다. 기존의 남부대 수영장에서 경영과 다이빙, 여수엑스포해양공원에서 오픈워터 종목을 개최하고 나머지는 임시 풀장에서 열린다. 수구는 남부대 축구장, 하이다이빙은 조선대 축구장의 임시 시설에서 개최된다. 아티스틱 종목은 염주종합체육관을 개선해 쓴다. 대회 입장권 판매와 상표권 사업, 후원사 유치 등으로 자체 수입도 517억원이나 돼 쏠쏠한 대회를 예고한다. 정부도 19일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제경기대회지원위원회를 열고 적극 돕기로 했다.
그런데 대회 주최 쪽인 광주시는 고민에 빠져 있다. 경제대회를 만든 것은 좋았지만, 대회 뒤 수영장 시설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를 보면, 수영(10.1%)은 걷기(45.0%), 등산(31.5%), 보디빌딩(15.3%), 자전거(12.1%), 축구(10.5%)에 이어 시민의 규칙적 운동 참여율이 높은 종목이다. 실제 수영은 초등학교의 생존수업으로 의무화됐고, 노년층에는 가장 안전한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문체부에 ‘수영진흥센터’ 건립안을 뒤늦게 제시했다. 엘리트 선수들이 방학기간 집중 사용하고, 그 외의 기간에는 생활체육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국제규모 최신 시설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경계를 없애는 방식으로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국제대회 사후 유산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덧씌워져 있다. 하지만 수영장 시설은 생활체육 수요가 커지는 영역이다. 이미 남부대 수영장은 동호회원 45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스타디움처럼 거대 시설이 아닌 생활체육의 사회간접자본(SOC)으로 활용도가 높은 게 수영장이다. 수영장 건립은 정부의 스포츠 복지 확대 정책과도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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