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선수들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점수 3-0으로 승리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대한항공이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며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점수 3-0(25:19/28:26/25:21)으로 꺾고 통산 3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다. 승점 3을 보태며 승점 74(25승10패)를 쌓아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위 현대캐피탈(승점 69)을 제치고 1위를 확정지었다. 오랫 동안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들러리에 머물렀던 대한항공은 이로써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고비였던 2세트에서 한선수와 정지석이 잇따라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세트를 잡아 완승을 거뒀다. 25-25에서 한선수의 서브 에이스로 26-25으로 앞섰고, 26-26에서는 가스파리니의 오픈공격이 성공하고 정지석의 강력한 서브가 상대 코트를 갈라 28-26으로 승리했다.
박기원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뒤 “올해는 시즌을 앞두고 준비가 부족해 초반부터 어려웠다”면서도 “선수들이 우승해본 경험이 있어 여유가 생기고 소통이 잘 됐다.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어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 것 같다. 이제 통합우승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은 지난해 챔프전 우승팀의 후광으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내실은 불안요인이 많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7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명이 차출돼 팀워크를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주포인 밋차 가스파리니 역시 고국인 슬로베니아 대표로 뛰며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가스파리니는 가장 테크닉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어왔지만 이번 시즌 득점 순위는 외국인선수 중 꼴찌인 6위에 불과했다. 체력적 불안감으로 시즌 중반인 4라운드에서는 3승3패로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차례 우승 경험을 쌓은 대한항공은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는 예전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국내 최고의 세터인 한선수를 중심으로 정지석과 곽승석이 가스파리니의 공격을 분담했고, 진상헌과 진성태, 김규민이 포진한 센터진도 속공과 블로킹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조커 김학민과 임동혁을 적절히 활용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대한항공은 막판 8연승을 질주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팀 창단 14년 만에 처음으로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과 2016~2017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고, 2017~2018시즌에는 챔피전 우승을 거뒀지만 정규시즌과 챔프전을 동시에 제패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인천/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