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설공단 선수들이 2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에스케이 슈가글라이더즈를 꺾고 우승한 뒤 강재원 감독에게 짓궂은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선수들은 서로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힌 선수도 보였다. 일본에서 뛰다가 시즌 중 합류한 이미경은 강재원 감독에게 달려가 얼싸안았다.
부산시설공단이 22일 서울 송파구 에스케이(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에스케이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3전2승제) 3차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에스케이를 27-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부산시설공단은 챔피언결정전 2승1패로 2011년 출범한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처음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한 통합우승이다.
부산시설공단은 이날 라이트백 류은희가 8골 8도움주기로 맹활약했고, 이미경 7점, 함진선 6골, 권한나 3골 등으로 뒤를 잘 받쳤다. 골키퍼 주희는 32개의 슈팅 중 12개를 막아 방어율 37.5%를 기록했다. 류은희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도 휩쓸었다. 그는 이번 시즌 뒤 프랑스리그로 진출한다.
김경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선 에스케이는 이날 주포 김온아가 3골 3도움주기에 막히면서 2년 연속 우승의 꿈이 좌절됐다. 최수지가 8골, 조수연이 4골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에스케이 박성립 감독은 부산 원정 때 숙소 인근 바닷가에서 선수들과 함께 선전을 다짐하다가 목 주위 신경을 다쳐 입원 치료 중이다.
2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부산시설공단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전에서 져 분위기를 내줬던 부산시설공단은 경기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며 에스케이의 상승세를 차단했다. 전반을 16-10으로 마친 부산시설공단은 후반 9분께 심해인이 부상 뒤 에스케이에 연속골을 내줘 한때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19-13에서 에스케이 최수지·김온아의 연속골이 터지며 점수 차는 4골 차까지 좁혀졌다. 부산시설공단은 그러나 작전타임으로 경기의 흐름을 끊은 뒤 권한나의 득점, 골키퍼 주희의 슈퍼세이브가 이어졌고, 강은혜가 2개 연속 페널티 스로를 얻어내 승기를 잡았다.
부산시설공단 강재원 감독은 경기 뒤 “에스케이는 지난해 우승한 경험이 있고 김온아의 미들 속공이 좋아 대비를 철저히 했다”며 “(2014년 감독 부임 이후) 5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결과가 나와 기쁘다. 팬들에게도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류은희는 “부산시설공단으로 이적한 지 3년째인데 힘든 티 안 내려고 했다. 우승하니 모든 게 고맙고, (부상으로) 아픈데도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참 고맙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한참을 울먹인 그는 “욕심을 버리고 편하게 마음먹었고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기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기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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