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하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연상하는 팬들이 많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선수층과 체력적인 열세를 딛고 은메달을 따낸 선수들의 감동 실화는 울림이 컸다. 또 투혼·안타까움·비인기종목 등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핸드볼이기도 하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서울 송파구 에스케이 핸드볼 경기장에서 클럽식으로 운영하는 핸드볼학교의 장리라(50·사진) 교감은 희망을 본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 교감은 24일 “1개반에 불과했던 유치부와 초등부가 올해에 각각 2개 반으로 늘어났다”며 “핸드볼학교의 서울 노원구 분교까지 포함하면 전교생이 4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축구를 했던 초등학생들이 핸드볼로 바꾸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친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이루는데 이들이 단체로 축구를 그만두고 핸드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핸드볼학교 2018년 학기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핸드볼학교는 2015년 핸드볼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대한핸드볼협회가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퇴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는 재능기부의 기회를, 일반인들에게는 직접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핸드볼학교에서 중점을 두는 분야는 아무래도 유치부와 초등부다. 유치부는 1개 반이 100명씩이며 초등부는 80명 안팎이며, 성인부는 1개 반에 40여명이다. 주말을 중심으로 연 30회 정도 교육한다.
장 교감은 “유치부와 초등부는 잠재적 핸드볼 고객들”이라며 “성장해서도 어렸을 때 본인이 해봤던 운동을 다시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이미 27~28개 초등학교에서 체육수업 때 핸드볼을 가르치고 있다고 장 교감은 전했다.
유치부의 경우 핸드볼 기술보다는 공과 친해지는 것을 위주로 커리큘럼이 짜였다. 공놀이와 스텝밟기, 구르기 등을 가르친다. 초등부의 경우에는 던지기·받기·패스는 물론 경기를 하기도 한다.
장 교감은 “유치부는 공놀이와 구르기 등을 가르치는데 경쟁적으로 집에서 연습해오기도 한다”며 “1년 만에 운동신경과 리듬감이 크게 향상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 등 다른 종목들 역시 줄넘기와 공놀이 등으로 기초체력과 운동신경 향상에 상당 부분 할애한다. 장 교감은 “핸드볼은 기량을 향상하기 위해 경쟁심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협동심을 배울 수 있는 게 구기종목의 큰 장점”이라며 “손발을 모두 사용하는 핸드볼을 잘하면 모든 구기종목을 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사들이 모두 국가대표 출신들로 스타와 함께 핸드볼을 배울 수 있는 점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장리라 교감은 “앞으로도 많은 아이가 핸드볼을 알게 되도록 더욱 재미있게 가르칠 것”이라며 “엘리트 선수로 전향한 학생은 아직 없지만, 인재 발굴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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