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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9:40’…킵초게, 마라톤 2시간 벽 깼다

등록 2019-10-12 18:57수정 2019-10-12 20:22

페이스메이커 40여명 도움 속
1시간59분40초에 풀코스 완주
100미터당 17초로 2시간 달려
공인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할듯
킵초게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장면. 유튜브 갈무리
킵초게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장면. 유튜브 갈무리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35·케냐)가 스포츠과학의 도움에 힘입어 마침내 세계 육상계의 숙원인 2시간 벽을 깼다. 킵초게는 12일 오스트리아 빈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1시간59분40초에 완주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100m당 평균 17초06의 속도로 2시간 내리 달린 셈이다.

킵초게는 이날 오전 8시15분(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3시15분) 7명의 페이스 메이커와 함께 출발했다. 5명은 킵초게 앞에서 V자를 그리며 바람을 막아줬고, 2명은 킵초게 뒤에서 뛰었다. 이들은 4㎞를 기준으로 임무를 교대했다. 마지막 5㎞ 구간에선 페이스메이커 선수들이 킵초게와 함께 뛰었다. 이날 마라톤에는 모두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함께했다. 또 자전거를 탄 보조 요원들은 킵초게가 필요할 때마다 그에게 음료를 전달했다.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뒤 "인간에게 불가능한 게 없다는 걸 알려서 기쁘다. 많은 사람의 도움 속에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기록은 국제육상경기연맹이 규정하는 페이스 메이커 규정 등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공인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경기에 앞서 페이스 메이커들과 기념촬영을 한 킵초게. 이네오스 제공
경기에 앞서 페이스 메이커들과 기념촬영을 한 킵초게. 이네오스 제공
킵초게는 이날 경기를 위해 지난 4개월간 케냐 캅타갓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한 주에 230km씩 연습 달리기를 하며 이번 도전을 준비해 왔다. 도전 경기가 펼쳐지는 빈에는 지난 8일 도착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2시간 안에 주파한다는 뜻에서 '1:59 챌린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 도전 프로젝트는 영국의 화학 업체 이네오스(INEOS) 후원 아래 열렸다.

킵초게의 2시간 깨기 도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5월 나이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브레이킹2’란 이름의 프로젝트로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포뮬러원 경기장서 2시간 벽 깨기에 도전해 2시간25초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킵초게는 지난해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다시 한번 세계 기록(2시간1분39초)을 세워 건재를 과시했다. 올 4월엔 역대 남자마라톤 2위 기록인 2시간2분37초로 런던 국제마라톤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8차례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고 3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그는 2시간 벽 돌파를 인류의 달 착륙에 비유해 왔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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