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4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남북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서울에서 합동훈련을 한 뒤,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 단일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합작하는 쾌거가 일어날 수 있을까?
내년 3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를 앞두고 대한탁구협회가 국제탁구연맹(ITTF)과 공조해 최근 북한에 출전을 요구하는 초청장을 보내고, 단일팀 구성과 합동훈련을 제안해 귀추가 주목된다.
유승민(37)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제73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개막식이 열린 4일 오후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내년 부산세계탁구대회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참여는 저희 뿐만 아니라 국제탁구연맹의 주요 관심사”라며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의 여자단체전 우승 때의 감동과 영광을 다시 한번 재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유 회장은 “탁구는 스포츠에서 남북관계를 리드하는 종목이었다”며 “단일팀을 구성하려는 것은 그런 목적도 있지만, 세계대회 단체전(5단식)에는 복식 경기가 없어 특히 여자의 경우 단일팀을 구성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길게 호흡을 맞출 필요가 없다. 우리 여자팀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최근 괜찮게 성적이 나오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월간탁구 제공
유 회장은 “국제탁구연맹 쪽으로부터 최근 공식 초청장과 레터가 북한에 전달됐다. 내용은 첫째 올 수 있느냐, 둘째 단일팀 구성, 셋째는 합동트레이닝”이라며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최대한 (북한의 답변을) 기다려 보려한다. 단체전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단체전 조추첨식이 내년 2월20일 열리기 때문에 그 전에 단일팀 구성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고 했다.
유 회장은 “완벽한 단일팀을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지속적 노력은 하되 급작스럽게 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서는 우리 지도자들로부터는 흔쾌히 동의를 받았다”며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우리 선수들의 피해가 없도록 충분히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세계탁구대회가 열리는 것은 내년 부산이 사상 처음이다. 2년마다 열리는 단체전인 이 대회에는 남녀 각각 72개팀이 출전해 레벨에 따라 3그룹(그룹당 24팀)으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4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메달을 가린다. 3000명의 임원 및 선수단 참가가 예상된다. 3월22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을 개조한 체육관에서 열린다.
유승민 회장은 대회조직위원회가 이미 부산 벡스코 지하 1층에 꾸려져 활동중이라며 “얀 발트너, 왕하오, 덩야핑, 현정화 등 탁구 레전드 매치를 추진해 즐길 것 많고 볼 것이 많은 대회로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금메달의 주역 정현숙 한국여성탁구연맹 회장이 맡았다. 춘천/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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