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애인체육회는 30일 경기 이천 이천훈련원에서 2020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을 열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올림픽만 생각한다”(최정만 배드민턴 대표)
“후회 없는 경기 하겠다”(김선미 펜싱 대표)
30일 경기도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2020 도쿄 장애인올림픽(8.25~9.6)을 향한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은 올림픽 메달을 꿈꾸는 장애인 선수들의 벅찬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도자와 함께 이날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도쿄 장애인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이 된 배드민턴에 출전하는 최정만(41)은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열중했다. 2014년과 2018년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제패한 그는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 올림픽에 참가하고 거기서 입상을 하는 건 나뿐이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의 꿈일 것이다. 정말 올림픽 외에는 다른 생각을 안 하고 달려왔다”고 열의를 과시했다. 한국은 최정만 이외에 세계랭킹 1위 김정준(42)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도쿄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김정준은 “자만하지 않고 금메달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여자 역도 대표로 선발된 이현정은 올림픽에 ‘올인’하고 있다. 2014년과 2018년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현정은 “개시식을 하고 나니 정말 올림픽의 해가 왔다는 실감이 확 들었다”면서 “운동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3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던 여자펜싱의 김선미(31)도 도쿄 장애인올림픽에서 반전을 노린다. 그는 “지금까지 꾸준히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잘 마무리 하고 싶다. 모든 선수가 떨지 않고 후회 없이 경기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꼭 이기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다 이기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번 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된 태권도에서도 한국은 김황태(43)와 주정훈(26) 등을 앞세워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내겠다는 각오다. 특히 김황태는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 등 육상 종목에서도 활약했던 ‘멀티 플레이어’로 다양한 경험을 무기 삼아 올림픽 태권도에 도전한다. 장애인올림픽에 두 번째 참가하는 여자 탁구의 이미규(32)는 “이번에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표해 각오와 포부를 밝히는 김정준(왼쪽)과 이미규.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날부터 담금질에 들어간 한국 선수들은 탁구, 펜싱, 수영, 배드민턴, 태권도 등 14개 종목에 출전한다.
선수들은 ‘장애’라는 특성보다는 스포츠 자체의 재미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정만은 “장애인 배드민턴은 휠체어를 타야 하고 규정도 조금 다르기 때문에 고유한 재미가 있다. 장애의 극복이란 시선보다는 종목 자체의 재미를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는 “휠체어 펜싱은 휠체어에 앉은 채로 고정된 거리에서 한다. 발 움직임을 허리가 대신하고 팔 움직임은 똑같다. 그래서 칼 기술로는 더 볼거리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 전문인력 증원, 대표팀 훈련 일수 확대와 지도자 처우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시식엔 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이 참여해 격려했고, 200명의 참석자는 선수식당에서 떡국 등을 먹으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천/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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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이 휠체어에 앉아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