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일본 피겨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가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 스타들의 눈빛 축제가 시작됐다.
2020 국제빙상연맹(ISU) 사대륙 피겨 선수권대회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6일 막을 올린다. 오는 9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국내외 피겨 스타들이 대거 나서 빙상 위를 수놓을 예정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주요 선수들이 맞붙는 ‘피겨 한일전’도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하뉴 유즈루(26)다. 하뉴 유즈루는 일본을 대표하는 피겨 선수로, 2014 소치 겨울올림픽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연달아 제패하며 세계적 피겨 스타로 떠올랐다. 남자 싱글 올림픽 2연패는 66년 만의 일이었다.
특히 올림픽 2연패, 세계선수권대회 2회 우승, 그랑프리 파이널 4연패 등 사대륙 선수권을 뺀 3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하뉴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대회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겨인생의 ‘화룡점정’을 노리는 셈이다.
하뉴는 이번 시즌 프로그램으로 ‘가을’(쇼트)과 ‘오리진’(프리)을 사용했으나 이번 대회부터 평창올림픽 당시에 선보였던 프로그램 쇼팽 발라드 1번곡(쇼트)과 영화 ‘음양사’ 주제곡(프리)을 다시 쓰기로 했다. 시즌 도중 프로그램을 바꾸는 건 드문 경우로, 그만큼 이번 대회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
주최국 한국이 11년 만에 사대륙 선수권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2009년 김연아가 캐나다에서 열린 사대륙 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특히 한국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7차례나 사대륙 선수권을 연 ‘최다 개최국’이지만 국내 개최 대회에선 메달이 한개도 없다.
5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한국 피겨 여자 싱글 유영이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는 유영(16). 한국 여자 피겨 최초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주특기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메달을 노린다. 특히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국내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유영이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은 ‘디펜딩 챔피언’ 일본의 키히라 리카(18)다. 지난해 사대륙 선수권 우승자 키히라 리카는 유영과 공통점이 많다. 둘 다 하마다 미에(일본)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고, 키히라 리카의 주특기도 트리플 악셀이다.
국내 여자 피겨 정상 자리를 두고 유영과 경쟁을 벌여온 임은수(17)와 김예림(17)의 활약도 관심사다. 임은수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연맹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메달을 땄던 기억이 있다. 김예림은 아직 주요 국제 대회 메달이 없지만 언제든 일을 낼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남자 피겨에선 차준환(19)이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달 전국 남녀 피겨 종합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남자 피겨 간판임을 증명한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잇따른 실수로 6위에 그쳤던 차준환에게는 설욕의 기회이기도 하다.
사대륙 피겨 선수권은 국제빙상연맹이 주최하는 대회로, 유럽 선수권에 대항해 1999년 시작됐다. 국제빙상연맹은 대회 중요도에 따라 참가 선수들에게 랭킹 포인트를 주는데, 우승자 기준 4대륙 선수권은 840점으로 겨울올림픽(1200점), 세계 선수권(1200점), 그랑프리 파이널(800점)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다만 빙상에 강한 유럽을 뺀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만 참여하기 때문에 세계 대회에 비해서는 무게가 떨어진다.
5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한국 피겨 여자 싱글 김예림이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한국 피겨 여자 싱글 임은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