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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래야 하니까요” 본선 진출만큼 빛났던 김단비의 열정

등록 2020-02-11 17:48수정 2020-02-11 20:03

2010년 첫 태극마크, 3수 끝에 올림픽 본선 진출
‘승부처’ 영국전에서 대활약… 중국전에서도 끝까지 최선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쉽게 지지 않겠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여자농구 국가대표 김단비(30).
인천공항에서 만난 여자농구 국가대표 김단비(30).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니까, 그렇게 했어요.”

여자농구 ‘에이스’ 김단비(30)는 패색이 짙었던 중국전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열심히 뛰었는데 생각보다 몸이 따라주질 않아서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했다”고 덧붙였다.

60-100으로 완패한 경기였다. 대회 전략상 사실상 포기한 경기였다. 그러나 김단비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김단비의 활발한 움직임에 당황한 중국이 흐름을 끊기 위해 작전타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생각으로 올림픽 예선을 치렀을까? <한겨레>는 12년 만의 한국 여자농구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김단비를 인천공항에서 직접 만났다.

3점슛 시도하는 김단비. 김단비는 이번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필요할 때 마다 3점슛에 성공하며 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대한농구협회 제공
3점슛 시도하는 김단비. 김단비는 이번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필요할 때 마다 3점슛에 성공하며 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대한농구협회 제공

■ 세 번 실패는 없다

올림픽 본선 진출은 김단비의 오랜 꿈이다. 김단비는 2010년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뛰어난 활동력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제무대에서 성과도 남겼다. 프로무대에서도 그는 간판스타다. 김단비는 2019∼2020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4년 연속 팬들이 뽑은 ‘올스타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했고, 2014년과 2018년에는 예선에서 좌절했다. 특히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2018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은 아픈 기억이다. 당시 그는 동기 강아정과 ‘스플래시 시스터스’로 이름을 날리며 팀 내 득점 1, 2위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벨라루스전에서 패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좌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단비는 다시 일어섰다. 오히려 세계 무대에서 얻은 경험을 밑거름으로 자신감을 키웠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유럽이나 아프리카 선수들과 붙어볼 기회가 적어요. 그래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죠. 하지만 아깝게 떨어지고 나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기회는 찾아왔다.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이 다가왔고, 예선에서 같은 조 4팀 중 3위 안에 들면 본선행 티켓을 딸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김단비는 “이번이 진짜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단비는 스스로 기회를 잡았다. 주요 선수 부상 등으로 전력 이탈이 컸던 한국 대표팀은 영국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조 3위를 노린 전략이었다. 김단비는 영국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3점슛 4개, 도움 6개, 리바운드 6개, 블록슛 3개 등 공수를 넘나들었다. 영국의 추격 때마다 3점슛을 꽂으며 찬물을 끼얹었고, 경기 종료 직전 영국이 1점 차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상대 공을 빼앗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한국은 영국전 승리에 힘입어 조 3위(1승2패)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이제 30대에 접어드는 김단비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솔직히 올림픽 무대에선 저희랑 기량 차이가 크게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잘 준비해서 이번 예선전처럼 쉽게 지는 팀은 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김단비(가운데)가 인천공항에서 열린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 입국 환영식에서 꽃을 든 채 웃고 있다.
김단비(가운데)가 인천공항에서 열린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 입국 환영식에서 꽃을 든 채 웃고 있다.

영종도/글·사진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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