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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의 ‘이기적 조합’, 박지수와 허예은을 만나다

등록 2020-03-04 15:44수정 2020-03-05 02:47

박지수 198cm, 허예은 165cm. 키 차이 33cm지만
둘 다 드래프트 1순위 등 실은 공통점이 더 많아
‘꿀 케미’ 보여주며 케이비 스타즈 통합 2연패 이끌까
여자농구 케이비(KB) 스타즈는 지난 시즌 창단 이래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도 리그 1위를 달리며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이런 행보 속, 눈에 띄는 두 선수가 있다. 케이비 스타즈의 현재와 미래로 꼽히는 박지수(22)와 허예은(19)이다. <한겨레>는 지난달 28일 명실상부 에이스 박지수와 갓 데뷔한 새내기 허예은을 충남 천안에 있는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났다.

케이비(KB) 스타즈의 박지수(22)와 허예은(19)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케이비(KB) 스타즈의 박지수(22)와 허예은(19)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지수와 허예은의 ‘평행이론’

박지수와 허예은은 겉보기엔 확연히 다르다. 박지수는 키가 198cm, 허예은은 키가 165cm이다. 포지션도 박지수는 센터, 허예은은 가드다. 하지만 둘은 사실 여러 면에서 닮았다.

두 선수는 모두 신인 드래프트 때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돼 케이비 스타즈에 왔다. 박지수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허예은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시 박지수는 “여름이면 매번 대표팀에 차출돼, 교복 하복이 없을 정도”로 이미 대표팀의 에이스로 꼽혔다. 허예은도 상주여고 재학 시절부터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됐고, 드래프트 1순위로 꼽히는 선수였다.

케이비 스타즈는 두 선수를 뽑을 때 ‘극악’의 경쟁률을 뚫었다. 2017년에는 14%, 2020년에는 4.8%의 확률을 뛰어넘어 첫 번째 지명권을 따냈다. 두 차례 드래프트에서 케이비 스타즈가 모두 1순위를 차지할 확률은 0.672%에 불과하다. 두 선수의 만남 자체가 기적인 셈이다. 당시 안덕수 케이비 스타즈 감독이 박지수와 허예은의 이름과 등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미리 준비해와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지수는 “저와 예은이 때만 준비를 해오신 거로 아는데, 어떻게 보면 행운의 유니폼인 것 같다”며 웃었다.

박지수와 허예은이 ‘연인처럼 서로 바라봐달라’는 요청에 쑥스러워하며 웃고 있다.
박지수와 허예은이 ‘연인처럼 서로 바라봐달라’는 요청에 쑥스러워하며 웃고 있다.
■ 기적과 기적이 합쳐진 ‘이기적’ 조합

팬들은 허예은의 입단이 발표될 때부터 “박지수가 허예은의 패스를 받아 득점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른바 ‘꿀 케미’에 대한 기대였다. 박지수는 “예은이가 아직 출전시간이 많지 않은데도 좋은 패스를 많이 준다”며 “제가 마무리를 잘하면 더 이슈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함이 있다”고 했다. 허예은은 “학생 때부터 좋은 센터가 있는 팀에서 뛰어보고 싶었다”며 “함께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했다.

경기 도중 쓰러진 박지수를 일으켜 세우는 허예은의 모습. WKBL 제공
경기 도중 쓰러진 박지수를 일으켜 세우는 허예은의 모습. WKBL 제공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도 뛰는 박지수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너무 어릴 때 많은 걸 이뤄서 동기부여가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며 “미국에서 강한 선수들을 만나며 느끼는 것도 있고, 국내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허예은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창원 LG의 김시래(31·178cm)를 롤모델로 꼽았다. 그는 “김시래 선수가 키는 작지만, 굉장히 다부지고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라면서 “심장이 큰 선수 같다”고 말했다. 허예은에게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었다. 실제 경기장 위 허예은은 자신감이 넘친다. 몸놀림에 거침이 없고, 기회가 생기면 3점슛도 주저 없이 시도한다. 데뷔전에 대해서도 “경기장에선 긴장이 안 됐는데 오히려 기자회견장에서 긴장됐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는 박지수와 허예은.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는 박지수와 허예은.
두 선수는 여자농구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박지수는 “현장에서 보면 여자농구는 확실히 속도가 빠르다”며 “지금은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렵지만, 기회가 된다면 직접 관람 오셔서 많은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허예은도 “여자농구에는 화려한 덩크슛 대신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청주체육관에 오셔서 직접 경기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물었다. 박지수는 “(최근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돼) 팬분들께서 너무 답답하실 것 같다”면서 “팬분들이 아쉬운 만큼 선수들도 아쉬워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빨리 만나 뵙고 싶다”고 했다. 허예은은 “얼마 전 청주체육관에서 갔을 때 ‘여자농구 특별시’라고 적혀있는 걸 이제야 봤다”면서 “케이비 스타즈에 온 덕에 이렇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인답게 더 패기 있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응원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장에서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박지수와 허예은. WKBL 제공
경기장에서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박지수와 허예은. WKBL 제공

천안/글·사진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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