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25·오른쪽)이 20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KBL) 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케이비엘 제공
프로농구 허훈(25·부산 kt)이 생애 최초로 최우수선수를 받으며 ‘허훈 시대’를 열었다.
케이비엘(KBL)은 20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 센터에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상식을 열고 최우수선수 등을 발표했다. 허훈은 기자단 투표 총 111표 가운데 63표를 획득해 생애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허훈은 베스트 5와 올 시즌 가장 멋진 경기를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플레이 오브 더 시즌’도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 허훈은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가운데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21초를 뛰고 14.9 득점, 2.6 튄공잡기, 7.2 도움주기를 기록했다. 도움 부문에서는 2위 김시래(LG)의 4.8개를 압도하며 1위에 올랐고 득점에서는 국내 1위 송교창(KCC)의 15점에 이어 2위다.
경기력 외에도 허훈은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했고, 화려한 팬서비스로 케이비엘의 인기 상승에도 기여했다. 올스타전에서는 형 허웅(27·원주DB)과 경쟁 구도를 펼치며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허훈은 “팬들에게 보여주는 강인함, 임팩트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제 플레이를 보고 좋아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아버지 허재에 이어 농구 명가 ‘허씨 가문’에서 성인무대 최우수선수가 2대째 나온 것도 특별하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아버지 허재는 프로 출범 전 농구대잔치에서 2차례 최우수선수에 올랐고, 프로 무대에서도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97~98시즌)를 차지했다. 형 허웅도 이번 시즌 인기상을 받았다. 소속팀 부산 케이티는 2010∼2011시즌 박상오 이래 9년 만에 최우수선수를 배출했다.
허훈은 “굉장한 영광이다”라며 “더 열심히 해서 우승에 다가갈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팀이 우승을 하고 최우수선수상를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독상은 원주 디비 이상범(51)에게 돌아갔다. 디비는 이번 시즌 28승15패로 서울 에스케이(SK)와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상범 감독은 "올 시즌 어려움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저를 믿고 끝까지 와준 덕분에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이 부분이 감독상을 받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인상을 수상한 김훈(24·원주DB)이 수상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케이비엘 제공
신인상은 허훈과 이름이 같은 김훈(24·원주DB)에게 돌아갔다. 김훈은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2라운드 5번)로 디비에 지명됐다. 올 시즌 23경기 출전, 2.7점을 득점하고 1.4 도움주기를 기록했다. 김훈은 16시즌 만에 2라운드 지명 출신, 11시즌 만에 일반인 드래프트 출신으로 신인왕을 받았다.
외국 선수 최우수선수는 서울 에스케이 자밀 워니가 챙겼다. 베스트 5에는 허훈, 김종규, 워니, 송교창, 캐디 라렌(LG)이 자리했다. 식스맨상은 최성원(SK)에게 돌아갔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