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최하위팀 한국전력이 달라졌다.
22일부터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서 한국전력 빅스톰이 쾌조의 2연승을 달리며 3년 만의 컵 대회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전력은 27일 우리카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다.
새로 수혈한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7·레프트)과 삼성화재에서 이적한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35·라이트)의 활약이 쏠쏠하다.
러셀은 25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오케이(OK)저축은행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 출격해, 32득점을 올리며 팀의 3-0(27-25 25-19 25-21)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 70%에 달하는 사실상의 원맨쇼였다. 205㎝ 장신 공격수인 러셀은 23일 국군체육부대전에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1세트 초반에 교체됐었다. 몸이 풀린 그가 2차전에서 펄펄 난 것이다.
큰 키를 이용한 고공 공격은 OK저축은행의 블로킹을 무력화시켰다. 블로킹과 서브득점도 2점씩 기록해, 전술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23-24로 끌려가던 1세트 상황에서 동점과 역전 득점을 따내며 분위기를 이끌었던 부분이 경기의 승부처였다.
러셀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고 있다. 경기 때마다 몸과 정신을 세팅해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우도 이날 10득점을 올리며 러셀을 지원 사격했다. 공격 성공률은 42.86%였다. 박철우는 이번 대회 2경기에서 25득점을 올리며 맹활약 중이다. 한국전력은 박철우를 영입하면서 3년간 연봉 5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 등 총액 21억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한국전력은 최근 2년 연속 정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장병철(44) 감독이 러셀과 박철우를 동시에 영입하면서 탈꼴찌를 향한 좌우 쌍포를 완성했다. OK저축은행 출신 레프트 이시몬(28)도 영입해 선수층도 강화했다. 이번 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다가오는 정규시즌에 남자 배구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