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게이밍 선수단. 왼쪽부터 고스트(장용준), 캐니언(김건부), 너구리(장하권), 쇼메이커(허수), 베릴(조건희). 라이엇게임즈 제공
누구도 담원을 막을 수 없다?
리그오브레전드 담원 게이밍이 24일(한국시각)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준결승에서 ‘유럽의 지배자’ G2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창단 이래 첫 롤드컵 결승 진출이다.
올 시즌 엘시케이(LCK) 서머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담원은 이날 승리로 챌린저스(2부리그) 출신으로는 처음 롤드컵 결승에 올랐다.
담원의 이번 결승 진출은 국내리그인 엘시케이 입장에서도 뜻깊다. 엘시케이는 2017년 이후 롤드컵 결승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날 담원은 모든 라인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눈에 띄는 건 톱 라인 ‘너구리’ 장하권(21).
1세트에 챔피언 갱플랭크를 선택한 장하권은 상대 집중 공략을 받으며 이대일 싸움을 계속했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서도 킬을 내주지 않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평소 담원의 강점으로 꼽혔던 바텀 라인 ‘고스트’ 장용준(21)과 ‘베릴’ 조건희(23)도 든든했다. 이날 두 선수는 모든 세트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맹활약했다. 반면 G2 바텀라인은 힘을 쓰지 못하고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3세트에 판테온을 선택한 G2 ‘미키엑스’ 미하엘 메흘레(22·슬로베니아)는 단단한 담원의 바텀 라인에 막혀 무리한 플레이를 반복하는 등 자멸했다.
담원 게이밍 선수단이 24일(한국시각) 롤드컵 결승이 끝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쇼맨십도 볼거리였다. 이날 담원의 미드라인 ‘쇼메이커’ 허수(20)는 인빅투스 게이밍(IG)과 펀플러스 피닉스(FPX) 인장을 띄우며 관심을 모았다. 인장은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업적을 쌓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이모티콘이다. 롤드컵에서 G2에 패배를 안겼던 두 팀의 인장을 사용하며 상대를 자극한 것. 인빅투스 게이밍은 2018년 롤드컵 4강에서 G2를 3-0으로 꺾었고, 펀플러스 피닉스는 2019년 롤드컵 결승에서 G2를 3-0으로 꺾은 바 있다.
담원 게이밍 ‘쇼메이커’ 허수가 펀플러스 피닉스(FPX) 인장을 사용하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이날 승리로 담원은 지난 시즌 롤드컵 8강에서 G2에 당했던 3-1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담원은 이날 경기 뒤 승리 세리머니로 지난 18일 8강에서 G2가 젠지 이스포츠(한국)를 꺾고 펼쳤던 세리머니를 그대로 펼치며 세리머니 맞수도 뒀다.
결승에 오른 담원은 25일 열리는 쑤닝 게이밍과 탑이스포츠의 준결승 승자와 31일 맞붙는다. 두 팀은 모두 중국리그인 엘피엘(LPL) 소속으로, 어느 팀이 올라오든 결승전은 한중전으로 열린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