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예고된 두산 베어스 플렉센(왼쪽)과 LG 트윈스 이민호. 연합뉴스
2일 키움 히어로즈와 4시간57분의 혈투 끝에 승리한 뒤 인터뷰 실에 들어선 류중일 엘지(LG) 트윈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엘지와 두산이 언제 한국시리즈에서 만날까 기대했는데, 한국시리즈는 아니어도 준플레이오프(2선승제)에서 만났으니 좋은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잠실야구장 ‘한지붕 두가족’의 “좋은 승부”는 4일(저녁 6시30분)부터 시작된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것은 2013년 플레이오프 이후 7년 만. 역대로는 5번째인데 그동안 준플레이오프(1993년, 1998년)에서는 엘지가 이겼고, 플레이오프(2000년, 2013년)에서는 두산이 승리했다. 특히 2013년 플레이오프에서는 엘지가 시즌 2위를 하고도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4위 두산에 일격을 당했다.
류중일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만 놓고 보면 2015년 한국시리즈 이후 첫 지략 대결이다. 당시 김 감독은 원정도박 사건으로 어수선했던 정규리그 1위 팀 삼성을 이끌던 류 감독을 4승1패로 제압했다. 이때부터 김태형 감독은 작년까지 계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두 팀 간 상대전적은 올해 9승1무6패로 두산이 앞섰다. 작년에는 10승6패, 2018년에는 15승1패였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엘지전에는 자신 있어 한다. 다른 팀 상대 때와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면서 “구단 안팎으로 ‘맞수’라고 하니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1차전 선발로는 크리스 플렉센(두산)과 이민호(LG)가 나선다. 플렉센은 올해 8승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7월 중순 발목 부상으로 두 달 쉬었지만 복귀 뒤 쌩쌩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에 맞서는 이민호는 19살의 신인으로 올해 성적은 4승4패 평균자책점 3.69. 두산은 시즌 20승(2패)의 라울 알칸타라가 2차전에 나서기 때문에 선발의 무게는 확실히 두산으로 기운다. 엘지는 플렉센, 알칸타라를 마운드에서 일찍 끌어내려야만 승산이 있다. 두산의 선발 평균자책점(4.20)으로 리그 1위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4.69로 엘지(4.61)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타자 중에서는 김현수(LG)가 친정팀과 처음 가을야구를 치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김현수는 두산 소속이었고 2017년 말 국내 복귀할 때 엘지 유니폼을 입었다. 김현수의 올 시즌 두산전 타율은 0.367. 홈런도 4개나 있었다. 와일드카드 1차전 부진(6타수 1안타)에서 벗어날 지 관심이다. 두산 타선은 엘지를 상대로 꽤 강했다. 상대 타율이 0.313에 이른다. 엘지로서는 최주환(상대타율 0.423),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상대타율 0.373) 봉쇄 여부가 승패를 가를 듯하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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