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의 케이타(오른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약체팀의 선전(남자부)과
흥국생명의 독주(여자부).’
10일 1라운드를 마친 도드람 2020~2021 브이(V)리그를 표현하면 이렇다. 남자부는
오케이(OK)금융그룹이 6연승을 달리며 1위를 차지했고, 케이비(KB)손해보험도 리그 초반 5연승을 달리며 2위 상위권으로 깜짝 도약했다.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전 경기(5승)를 승리하며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여론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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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외국인 선수 케이타 등장 만년 하위팀으로 분류되던 오케이금융그룹과 케이비손해보험의 선전은 외국인 선수 등 전력 보강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오케이금융그룹의 경우 지난해까지 대한항공에서 뛰던 센터 진상헌(34)과 브이리그 진출 4년째를 맞는 2m04㎝ 장신 공격수 펠리페 안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가 가세한 것이 전력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진상헌은 현재(9일 기준) 블로킹 리그 1위(세트당 1.15개)를 기록 중이며, 펠리페도 공격 성공률 리그 4위(54.47%)로 공수에서 안정적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 리그 6위 팀 케이비손해보험은 올해 첫 지휘봉을 잡은 이상열 감독이
노우모리 케이타(19)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이 결정적인 한수였다. 올 시즌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케이비손해보험에 둥지를 튼 케이타는 득점 1위(203점), 오픈공격 1위(성공률 52.52%), 공격 성공률 2위(56.02%)에 오르며 사실상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떠올랐다. 지난 3일 삼성화재전에선 혼자서 54점을 따내는 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종경 〈에스비에스스포츠〉해설위원은 “두 팀 모두 전력 보강이 이뤄진 것이 1라운드에서 깜짝 성적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체 6라운드에서 이제 1라운가 끝났다. 리그가 진행될 수록 생길 수 있는 상대팀의 집중 견제와 체력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시즌이 될 수 없다. 이종경 해설위원은 “오케이금융그룹은 주전 공격수 송명근의 체력 유지가 중요하고, 케이브손해보험은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뚫어낼 세터 황택의와 케이타의 호흡이 상위권 도약의 열쇠다. 2라운드 종반까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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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연경을 막을 것인가 여자부는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다. 5연승을 달리며 1라운드를 1위로 마무리했다.
거포 김연경의 복귀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의 영입으로 리그 시작 전부터 우승 ‘0순위’로 꼽혔다. 예상대로 김연경은 득점 3위(117점), 공격성공률 1위(47.37%), 서브 1위(세트당 0.65개), 오픈공격 1위(성공률 45.65%) 등 외국인 선수 일색인 공격 분야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 영입된 이다영도 세트당 12.39개로 리그 1위를 기록, 전력 상승에 확실한 보탬이 됐다.
흥국생명의 독주 속에 약체로 분류되던 아이비케티(IBK)기업은행이 리그 종반까지 2위(승점 10점)를 지킨 것도 화제다. 리그에서 디그 1위(세트당 6.63개)를 기록 중인 신연경의 안정적인 수비력을 앞세워 김수지, 라자레바, 육서영의 공격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뛰다 팀을 옮긴 세터 조송화도 세트 리그 3위를 기록하며 안착에 성공했다.
이숙자 〈케이비에스엔 스포츠〉 해설위원은 “각 팀의 주전 세터들이 교체된 상황에서 호흡을 완전하게 맞추지 못한 팀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흥국생명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세터와의 호흡이 잘 이뤄지고 부상 선수들의 회복한다면 2라운드 이후부터는 지금과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들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