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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의 사람 ‘인’사이드] 프로배구 흥행몰이의 적들은 누구인가

등록 2020-12-02 16:45수정 2021-01-07 21:10

지난달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배구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서 공을 바닥에 내리친 흥국생명 김연경이 주심에게 주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배구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서 공을 바닥에 내리친 흥국생명 김연경이 주심에게 주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 스포츠 꽃’으로 떠오른 프로배구 브이(V)리그의 흥행몰이가 거세다. 특히 여자배구는 거포 김연경(32·흥국생명)의 복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월15일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시청률이 2.22%(케이블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케이블에서 2% 넘는 시청률은 프로그램 종류를 떠나 ‘대박’ 수준이다.

지난달 22일까지 생중계된 흥국생명 7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564%에 달한다. 동일 시간 경기수(여자배구 1경기, 프로야구 5경기)를 고려하더라도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기아 타이거즈 경기의 평균 시청률이 1.176% 것과 비교하면 꽤 높은 셈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경기장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뤘을 것이 자명하다.

프로배구가 전례 없는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배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최근 연출됐다. 경기장 안이 아닌, 밖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우선 강주희 심판과 한국배구연맹의 갈등이다. 발단은 지난달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지에스(GS)칼텍스전에서 발생한 김연경의 ‘돌발 행위’다. 치열했던 5세트 접전 중 김연경은 자신의 공격이 상대방 블로킹에 가로막히자, 네트를 잡아당기는 과격한 행동을 했다. 이를 본 지에스의 차상현 감독은 “왜 경고를 주지 않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당시 강주희 심판은 김연경 스스로에게 한 화풀이성의 제스처라고 판단해 별다른 경고 처분을 내리진 않았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배구연맹이 별도의 제재 처분을 내리지 않은 강주희 심판에게 12일 제재금을 부과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김연경 행위를 제재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한 것은 잘못된 규칙 적용이다”라는 이유였다. 강 심판이 판정을 잘못했다고 공식 해석을 내린 것. 그러나 배구연맹의 제재 조처에 강 심판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오히려 사태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현재 강 심판은 제재금 부과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밝혀달라며 배구연맹 쪽에 서면 질의를 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 배구연맹 관계자가 강주희 심판과 만나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강 심판은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배구연맹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배구연맹의 조처가 되레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올 만한 상황이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11월15일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앞두고 “그 정도로 (큰) 논란 사항은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보는 이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 있는 사안에 배구연맹이 섣불리 칼을 뺐다는 뒷말도 나온다. 배구연맹 관계자는 〈한겨레〉에 “사태를 원활하게 풀기 위해 강 심판을 만난 것은 맞지만, 강압적 발언은 아니었다”며 “갈등을 잘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강 심판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배구연맹 간부가 2일 전격 사퇴하면서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갈등이 쉽게 봉합될 것 같지는 않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자 선수들의 연봉을 공개한 한국전력 빅스톰에 대해 배구연맹은 이사회 의결을 위반했다며 1일 상벌위를 열어 징계를 논의했다. 하지만 연봉을 공개했을 때 제재할 수 있는 명문화된 합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맹은 각 구단 의견 청취 뒤 징계를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내년 시즌부터 연봉을 공개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연봉을 공개한 한국전력도 원인 제공을 했지만, 원만한 해결보다 제재를 먼저 강구한 연맹의 결정도 매끄러워 보이지 않는다.

코트 안의 뜨거운 열기에 열광하는 팬들이 자칫 ‘경기장 밖의 갈등’을 보며 눈을 돌리지는 않을지 배구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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