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삼척시청, 개막 5연승 ‘1위 질주’의 비결

우승후보 부산시설공단 제치고 1위
이계청 감독 “선수 보강 효과”
오는 19일 양 팀 ‘혈전’ 예고

14일 충북 청주 SK호크스아레나에서 열린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경기서 삼척시청의 김소연이 패스를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서 개막 5연승을 달리며 1위로 올라선 삼척시청의 이계청 감독은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겸손해 했다. 전날 서울시청을 꺾고 개막 이후 내리 5연승이라는 무서운 기세를 이어간 삼척시청은 승점 10점으로 역시 5연승 중인 부산시설공단을 골 득실에서 앞서며 단독 선두를 꿰찼다.

이러한 삼척시청의 질주는 이변에 가깝다. 리그 초반 디펜딩 챔피언 에스케이(SK) 슈가글라이더즈와 프랑스리그서 뛰던 국가대표 류은희(30)가 복귀한 부산시설공단의 양강체제가 될 것이란 전망 속에 삼척시청은 ‘복병’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젠 복병이 아니라 ‘최강팀’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상황이 된 것.

그동안 삼척시청은 늘 ‘아쉬움’이란 단어를 달고 있었던 팀이었다. 창단 이래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2011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출범한 뒤 준우승 3번에, 3위만 5번이다. 지난 시즌도 막판 분위기가 좋았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리그가 중단되면서 3위로 아쉽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코로나 위기가 오히려 ‘약’이 됐다. 수도권 연고지 팀들이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동안 삼척시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은 강원도였기 때문에 훈련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여기에 최근 3년 동안 자유계약(FA)을 통해 선수를 꾸준히 보강했다. 이효진, 송지은 그리고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보은까지 영입해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었다. 지자체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가대표 골키퍼 박미라가 버티는 골문도 든든하다. 인천시청에서 팀을 옮긴 송지은은 현재 리그 득점 3위고, 박미라는 세이브 2위를 달리고 있다.

이계청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지만 다들 열심히 해주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며 “최근 꾸준히 선수 영입을 한 것이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엔 가용 선수가 8~9명이었다면 지금은 12명 정도로 자원이 풍부해졌다. 체력 안배도 잘 된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우승할 때가 됐다”며 우승을 향한 갈망도 내비쳤다. “핸드볼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 또한 잊지 않았다.

삼척시청은 오는 19일 1위를 벼르는 부산시설공단과 결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 처음 맞붙기 때문에 양 팀의 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이 감독은 “부산시설공단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지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