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에스(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 지에스칼텍스 구단 제공
2020~2021 도드람 브이(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는 지에스(GS)칼텍스에게 돌아갔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시즌 개막 10연승을 달리며 독주를 했던 ‘흥국제국’은 시즌 막판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팀 전력이 사실상 와해하면서 쇠락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20일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에서 상위 3개 팀(지에스·흥국·기업은행)의 진검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에 끝까지 희망을 놓을 수는 없다.
흥국생명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0-3(18-25/15-25/16-25)으로 완패하며 정규 리그를 19승 11패 승점 56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날 흥국이 패하면서 지에스는 16일 인삼공사전 승패와 상관없이 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경기 가평의 지에스 훈련원에서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지켜본 차상현 감독과 선수들은 무려 1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지에스의 14일 현재 승점은 58점(20승 9패)으로, 2점 차로 흥국을 따돌렸다.
시즌 초반 대부분의 배구 관계자가 흥국생명의 우승을 점쳤으나, 리그 중후반 팀 내 불화설과 학교폭력 등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리면서 주춤하는 사이 지에스는 차근차근 승리를 쌓아 올리며 흥국을 따라잡았다. 특히 최근 6연승을 기록할 정도로,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붙었다.
리그 시작 뒤 레프트 강소휘의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지에스는 ‘캡틴’ 이소영과 외국인 공격수 메레타 러츠 쌍포가 공격 선봉에 서며 흥국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 첫 주전 세터가 된 안혜진도 기대 이상의 안정적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여기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소휘의 몸 상태가 살아나면서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가 불을 뿜었다.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순위 싸움 고비처에서 강소휘가 발목 부상을 당했고, 권민지도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최근까지 센터 김유리가 부상으로 빠지는 등 선수들의 잔 부상이 많아 차상현 감독의 애를 타게 했다. 하지만 차 감독 특유의 ‘허허실실’리더십으로 똘똘 뭉친 지에스는 두 자릿수 승점 차까지 벌어졌던 열세를 끝내 따라잡는 저력을 과시했다.
차 감독은 우승 확정 뒤 구단을 통해 “주장인 이소영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고참 한수지와 김유리가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었다. 하나가 돼 노력해준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의 분위기와 템포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해, 조금 더 정교한 플레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이 13일 대전에서 열린 인삼공사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비록 2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지만, 시즌 초반 여자 배구 역대 최강의 전력을 보여줬던 흥국의 활약도 이번 시즌 기억에 남을 만하다. 역대 개막 최다연승인 10연승을 달성하고, 정규리그 최다연승 타이인 14연승을 기록하며 막강한 실력을 과시했다.
앞으로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또 맞붙을 수 있다. 2위 흥국과 3위 IBK기업은행의 승자(3전 2선승제)가 1위 지에스와 대결한다.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시즌 전적은 4승 2패로 흥국이 다소 앞선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경기 뒤 “어려운 상황에도 경기를 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플레이오프까지 일주일 시간이 남아있는데 선수들의 몸 상태를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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