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브이(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지에스칼텍스·흥국생명· IBK기업은행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동상이몽.’
20일 포스트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인 여자 프로배구 1~3위 팀(GS칼텍스·흥국생명·IBK기업은행) 감독과 선수들은 겉으론 웃고 있었으나 치열한 승부욕은 숨길 수 없었다. 1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브이(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은 입을 모아 ‘승리’를 외쳤다.
덕담을 주고 받는 화기애애한 자리였지만, 포문은 정규리그 1위 팀이자 올 시즌 트레블을 노리는 지에스 차상현 감독이 열었다. 흥국생명과 기업은행 가운데 누가 더 까다롭냐는 질문에 차 감독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있으니 대답하긴 곤란하다”면서도 “누가 올라오든 최소 14세트를 하고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3전 2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풀세트를 하면 15세트다. 이에 대해 박미희(흥국생명)·김우재 감독(기업은행)은 “최대한 빨리 끝내도록 하겠다”며 3차전까지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우재 감독은 “정신력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잘 버텨왔듯이 최선을 다하겠다. 플레이오프를 빨리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팀 상황이 좋지 않은 박미희 감독은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간절함이 큰 팀이 승산이 있을 것이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전력보다는 그날의 운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2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경기를 지배할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차 감독은 안혜진과 이원정 세터를 꼽았고, 박미희 감독은 라이트 김미연을 거론했다. 김우재 감독은 레프트 표승주와 센터 김수지의 활약을 기대했다. 특히 외국인 공격수 브루나가 아직 정상 궤도로 올라오지 못한 흥국생명의 경우 김미연에 거는 기대가 컸다. 김미연은 “키플레이어로 꼽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물 흘러가는 대로 제 자리를 잘 지킬 것이다. 팀에 큰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른 선수들도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강소휘(GS칼텍스)는 “우리 팀은 감독님이 백업 선수들을 강하게 키웠기 때문에 백업이 강하다. 그게 우승비결”이라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열심히 해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흥국생명)은 “봄 배구 경험이 적은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경기를 치르도록 하겠다”며 “한국에서 뛰는 동안 우승하고 싶은 건 사실이다. 많은 팬이 응원해주는 만큼 힘내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수지(기업은행)는 “플레이오프를 2차전에서 빨리 끝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0일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경기로 시작되는 브이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먼저 2승을 올린 팀이 26일부터 정규리그 1위 팀 지에스와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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