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철이 2003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열린 겨울아시아경기대회 K-90 점프 개인전에서 멋지게 도약하고 있다. 당시 최홍철은 동메달을 따냈다. 오와니/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토리노 겨울올림픽 유망주 ① 스키점프 최흥철·김현기·최용직·강칠구
10일(현지시각)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서북부 도시 토리노에서 열리는 제20회 겨울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8개 세부종목에 임원 27명, 선수 48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금메달 3~4개로 종합 10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의 대표주자는 누구일까. 토리노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릴 메달 유망주를 연재한다.
2003년 1월17일, 인구 6천명의 작은 마을 이탈리아 타르비시오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등록선수 8명에 불과한 ‘스키점프의 불모지’ 한국이 21회 겨울유니버시아드대회 스키점프 K-90 개인전(강칠구·당시 19살)과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기적은 20일 뒤에 또 일어났다. 일본 아오모리에서 열린 겨울아시아경기대회 스키점프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일본을 제치고 금빛 질주를 이어간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 최흥철(25) 김현기(24·이상 대한스키협회) 최용직(24·전북스키협회) 강칠구(22·한국체대) 등 스키점프 ‘4인방’이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다시한번 기적을 일으킬 태세다.
이번 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K-120 개인전과 단체전, K-90 개인전 등 3개. 객관적으로 한국은 메달권과 거리가 있다. 14~15개 나라가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K-120 단체전에서는 잘해야 7~8위권이다. 4년 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때도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등을 제치고 선전했지만 8위에 머물렀다. 개인전도 50~60명의 출전선수 중 한국 선수들은 30~40위권이다.
그러나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스키점프는 그 날의 컨디션과 바람의 영향에 따라 순위가 춤을 춘다. 최돈국 대표팀 코치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기 때문에 단체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개인전에서도 누가 일을 낼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한국 선수들의 스키점프 ‘내공’은 깊다. 막내 강칠구를 뺀 3명은 국내에 스키점프가 처음 도입된 1991년 초등학교 때 입문했다. 97년 겨울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한 전북 무주군이 스키점프 꿈나무 육성차원에서 배출한 선수들이다. 이들 4명은 대표팀에서만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합숙훈련과 전지훈련 등으로 1년이면 300일 이상을 함께 지내다보니 형제처럼 가깝다. 김현기만 강원도 출신이며, 나머지 3명은 전북 무주가 고향이다. 최흥철은 “지겨워 이젠 보고 싶지도 않다”며 농담을 던질 정도다. 대표팀은 그 동안 유럽에서 담금질을 계속했다. 국내엔 스키점프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북 무주리조트에 점프 시설이 있지만 인공 눈을 만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동할 수가 없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부터 노르웨이 독일 등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슬로베니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지를 돌며 주말마다 월드컵시리즈에 출전해 실전감각을 익혀왔다. 지난달 16일 오랜만에 귀국한 대표팀은 설 연휴를 앞둔 26일 다시 유럽으로 떠났다. 최돈국 코치는 “유럽에서 마지막 점검을 한 뒤 곧바로 토리노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스키점프의 미래를 짊어진 ‘4인방’이 ‘희망의 나라’ 이탈리아 창공에서 멋진 ‘비행’으로 꿈을 이룰지 기대된다. 평창/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 김현기 최용직 최흥철(왼쪽부터)이 최근 유럽전지훈련을 마치고 잠시 귀국해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앞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한국 선수들의 스키점프 ‘내공’은 깊다. 막내 강칠구를 뺀 3명은 국내에 스키점프가 처음 도입된 1991년 초등학교 때 입문했다. 97년 겨울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한 전북 무주군이 스키점프 꿈나무 육성차원에서 배출한 선수들이다. 이들 4명은 대표팀에서만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합숙훈련과 전지훈련 등으로 1년이면 300일 이상을 함께 지내다보니 형제처럼 가깝다. 김현기만 강원도 출신이며, 나머지 3명은 전북 무주가 고향이다. 최흥철은 “지겨워 이젠 보고 싶지도 않다”며 농담을 던질 정도다. 대표팀은 그 동안 유럽에서 담금질을 계속했다. 국내엔 스키점프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북 무주리조트에 점프 시설이 있지만 인공 눈을 만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동할 수가 없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부터 노르웨이 독일 등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슬로베니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지를 돌며 주말마다 월드컵시리즈에 출전해 실전감각을 익혀왔다. 지난달 16일 오랜만에 귀국한 대표팀은 설 연휴를 앞둔 26일 다시 유럽으로 떠났다. 최돈국 코치는 “유럽에서 마지막 점검을 한 뒤 곧바로 토리노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스키점프의 미래를 짊어진 ‘4인방’이 ‘희망의 나라’ 이탈리아 창공에서 멋진 ‘비행’으로 꿈을 이룰지 기대된다. 평창/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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