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윤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유도가 유일하게 따낸 금메달이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국 유도 대표팀이 항저우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표면적 성적(금1, 은2, 동6·전체 9개)만 놓고 역대 아시안게임 사상 제일 안 좋다.
한국은 김하윤(23·안산시청)만 여자 78㎏ 이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유도에서 가장 적은 금메달을 땄던 때는 1990년 베이징 대회(2개)에서였다. 그때보다도 더 적은 금메달 수확이다. 개인전 마지막 날 김하윤이 금메달을 놓쳤으면 아시안게임 참가 처음으로 ‘노골드’ 대회가 될 뻔했다. 5년 전인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한국 유도는 금메달 4개를 비롯해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전체 13개)를 획득한 바 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남자 81㎏ 이준환(용인대)과 남자 60㎏ 이하림(한국마사회)은 결승전에서 패했고, 남자 66㎏ 안바울(남양주시청)과 남자 100㎏ 김민종(양평군청)은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안바울의 경우는 대회 직전 다친 허벅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27일 열린 혼성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진 뒤 몽골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1-4로 패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를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그동안 한국 유도를 지탱해 왔던 안창림(남자 73㎏), 조구함(남자 100㎏), 김성민(남자 100㎏ 이상) 등이 도쿄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의 경우 국제대회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대회 출전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하윤을 비롯해 이준환, 김민종 등은 이번 대회가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기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2024 파리올림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센 예방주사를 맞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준환이 경기 직후 “(은메달은)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가기 위해 지나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진 것은 잊고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하림 또한 “내가 남들보다 유일하게 앞서는 것은 ‘성실함'이었다. 부족한 힘과 기술은 땀으로 메우면 된다. 내년 파리올림픽에선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성장통을 통해 더욱 단단해질 유도 대표팀이다.
한편, 이번 대회 유도에서는 종주국 일본이 금메달 5개(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2018년 대회 때 일본이 유도에서 금메달 15개 중 9개(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또한 기대 이하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대회에 2진급 선수들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은 금메달 3개(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로 2위, 대만이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리엔첸링은 여자 57㎏에서 대만 아시안게임 참가 역사상 최초로 여자 유도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5년 전 우즈베키스탄은 금메달 1개, 대만은 하나도 못 땄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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