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선에서 우승한 뒤 3위로 들어온 이호준과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아시아 무대는 좁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최고의 스타로 뜬 황선우(20·강원도청)가 또 한번 금빛 물살을 갈랐다.
황선우는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0으로 가장 먼저 들어왔다. 2관왕이 된 황선우의 아시안게임 200m 대회 신기록. 이호준(대구광역시청)도 3위(1분45초56)로 터치패드를 찍어 동반 메달을 땄다.
황선우는 1시간 뒤에 열린 혼성 혼계영 400m에도 출전해 마지막 영자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황선우가 지금껏 이번 대회에서 딴 메달은 금 2개(자유형 200m, 계영 800m), 은 1개(혼계영 400m), 동 2개(자유형 100m, 혼성 혼계영 400m) 등 5개다. 황선우는 앞으로 계영 400m를 남겨두고 있다.
기록행진은 한국 수영의 신기원을 연 박태환의 길을 연상시킨다. 황선우는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각각 7개씩의 메달을 딴 박태환에 이어 단일 대회 수영 최다 메달 획득 부문 2위(5개)에 올랐다. 이미 세계선수권 메달 2개를 따낸 황선우는 박태환에 이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메달을 보유한 두 번째 한국 선수다.
황선우는 이날 50m 구간별 순위에서 단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채, 추격해온 중국의 판잔러(19·1분45초28)를 따돌렸다. 판잔러는 시상대에서 황선우의 팔을 들어올리는 등 챔피언에 대한 예우를 했다. 이호준이 3위로 들어오면서 한국 수영은 아시안게임에서 두 명이 동시에 시상대에 서는 쾌거를 이뤘다.
황선우가 27일 열린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승 경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황선우는 50m 구간별 기록에서 단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황선우는 이날 마지막 경기로 열린 혼성 혼계영 400m에서도 배영 이은지(17·방산고), 평영 최동열(강원도청), 접영 김서영(경북도청)과 함께 3분46초78을 찍어 한국 신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1시간 만에 나서 역영을 펼쳤다. 황선우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일단 200m에서 내 기록을 경신해서 기분 좋다. 개인 종목을 잘 마무리했다. 또다시 한계를 넘었다”며 기뻐했다. 황선우는 29일 남자 계영 400m에 도전한다.
아시아 무대를 좁게 여기는 황선우의 존재는 한국 수영 전체의 역량도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날 자유형 200m 결선에서 황선우와 함께 질주해 동메달을 딴 이호준은 “황선우가 있어 든든하다. 한국 팀의 끈끈한 분위기가 폭발적인 메달 행진의 기폭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애초 입상만 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 막상 동메달을 따니 더 잘했더라면 하는 욕심도 난다”며 웃었다.
이은지가 27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배영 100m 결승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응원단에게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여자수영의 발랄한 신세대 이은지 역시 이날 여자 배영 1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한 뒤 1시간여 만에 출전한 혼성 혼계영 400m에서 3위에 힘을 보태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은지는 전날 여자 배영 200m에서도 동메달을 땄는데, 이날 하루에 2개의 메달을 추가했다. 더욱이 배영에서 메달 2개를 딴 것은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후 무려 37년 만의 일이다.
자기감정을 당당하고 씩씩하게 표현하는 이은지는 믹스트 존 인터뷰에서 “여러 개의 메달은 예상하지 못했다.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많이 따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항저우/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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