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반전 드라마의 시작일까.
한국도로공사가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판3선승) 3차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3-1(22:25/25:21/25:22/25:20)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패로 위기에 몰렸던 한국도로공사는 1승을 추가하며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안방에서 얻은 소중한 승리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열세에 있었다. 1, 2차전을 잇달아 패하며 심리적으로 몰린 데다가 이번 시즌 상대전적도 1승7패(챔프전 포함)로 절대적으로 밀렸다.
한국도로공사 이예은이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승부 흐름을 바꾼 건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이날 박정아를 선발 라인업에 두며 정면승부를 벌이던 한국도로공사는 1세트를 내주자 2세트에 18살 신예 이예은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뒀다.
전략은 적중했다. 이예은은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고, 연속 5실점으로 흔들렸던 한국도로공사는 흐름을 다시 가져오며 2세트를 챙겼다. 이예은은 올 시즌 원포인트 서버로만 가끔 경기에 나섰던 신예 중의 신예다.
신예가 보여준 강심장 서브와 ‘뒤집을 수 있다’는 결의는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을 각성하게 했다. 1, 2차전에서 흔들리던 리시브가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고 에이스 박정아가 공격력을 발휘하며 흥국생명을 압박했다.
결국 3세트에서도 막판 역전을 거두며 세트 스코어를 2-1로 만든 한국도로공사는 4세트까지 내리 잡아내며 흥국생명을 눌렀다. 박정아 24득점, 캣벨 21득점, 배유나 16득점.
흥국생명 선수들이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김연경과 함께 공격 핵심을 이루는 옐레나가 부진한 게 뼈아팠다.
이제 두 팀 경기는 4일 같은 곳에서 열리는 4차전으로 이어진다. 만약 이날 승부를 내지 못하면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서 6일 최종 5차전을 치른다.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흥국생명은 여전히 우위에 있다. 통계적으로도 V리그에서 1, 2차전 승리팀이 챔프전 우승을 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한편 남자부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먼저 2승을 따낸 대한항공이 이날 승리할 경우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반격을 노린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