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
김성곤 ACRP총장, 세계종교평화공동체 제안
세계의 대표적인 다종교국가인 우리나라에 ‘종교의 유엔’이 자리할 수 있수 있을까. 김성곤(민주당 의원)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사무총장은 오는 1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7차 총회에서 ‘세계종교평화공동체’(Community of World Religions for Peace)를 한국에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종교평화공동체는 학교와 도서관, 박물관, 기도원, 교회, 사원, 컨벤션 센터 등을 갖추어놓고, 서로 다른 종교가 살아가는 지구촌에서 여러 종교인들이 모여 지구촌의 평화와 공존을 논의하며, 여러 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는 지난해 5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세계종교평화공동체 추진 프로젝트를 준비해왔으며, 이 공동체를 유엔 산하기구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국내 공동체 후보지로는 충남도가 유치 의사를 밝혔고 제주도를 비롯해 금강산, 비무장지대 등이 거론된 바 있다”면서 “유럽이나 미주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이슬람 국가들이 한국 유치를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이 세계에서도 거의 유일한 다종교국가인데도 비교적 종교간 평화를 유지해오고 있는데 대한 국제적인 인식도 높아져 세계종교평화공동체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세계종교평화공동체가 한반도에 영구 유치되면, 세계의 종교와 사상을 주도할 영적 주도국가로서 위상을 크게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 프로젝트의 성사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도 적지않다. 타종교에 배타적인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명박 대통령이 타종교와 화해와 공존을 이끌 이런 프로젝트에 나서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부지선정과 예산 지원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종교계에선 외부 요인보다 내부 요인에 의해 종교유엔 유치를 실기하게 되지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