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마음산책

조계종, ‘봉은사 직영’ 일방적 추진 ‘뒷손’ 있나

등록 2010-03-10 11:20

총무분과 부결되자 본회의 상정 강행 채비

‘정부 비판 목청’ 명진 주지 스님 겨냥 의혹

 

 

조계종 총무원이 서울 강남의 대표 사찰인 봉은사에 대해 총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사찰화를 추진하고 있다.

 

총무원은 지난 8일부터 열린 입법부격인 종회 총무분과에서 이 안이 부결되자 종회의원 81명 가운데 20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의원발의로 이 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현재 총무원 직영사찰은 총무원과 같은 자리에 있는 조계사와 팔공산 갓바위인 선본사, 강화도 보문사 등 세 곳 뿐이다. 이 가운데 전국에서 몰려드는 기도객들이 내는 기도비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말썽을 빚어온 선본사와 보문사는 1994년 조계종단 개혁 당시 기도비를 공적인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직영사찰로 만들어 총무원 재원의 한 축을 담당케 했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로서 관리주지를 임명해 직접 운영하는 사찰을 말한다.

 

승가교육진흥회 기금 위해 직영 늘린다는 명분 내세워놓고…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승가교육진흥회를 발족해 새로운 기금이 필요한데, 이를 충당할 방법이 없이 직영사찰을 늘려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안이 해당사찰인 봉은사쪽과는 전혀 사전 상의없이 추진돼 반발을 사고 있다. 봉은사는 지난 2006년 명진 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이후 지난해 8월까지 1천일 동안 산문을 나가지 않은 채 매일 1천배 기도정진과 모든 재정의 신도 관리와 투명화를 통해 3년 전 150명 정도였던 일요법회 참여자를 1천여 명으로 늘리고 연 예산 86억원을 136억원 규모로 늘렸다. 더구나 ‘신정아 사건’ 등을 통해 불교계가 세간의 비웃음을 사며 기존 불자들마저 등을 돌리던 상황에서 명진 스님의 1천일 정진이 강남권 불교의 호법신장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강남 불교’가 이제 막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에서 총무원이 지역과 신도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취함으로써 총무원이 오히려 현장 포교의 기세를 꺾는 것이란 반발을 사고 있다. 한 봉은사 신도는 “오랜 분규 등으로 복지와 신도관리, 포교 등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지 못했던 현장에서 절을 살리기 위한 신도와 스님, 종무원들의 치열한 과정은 간과한 채 봉은사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고, 아예 거위를 잡겠다는 것”이라면서 “절 운영하고 상관없이 기도비를 바치는 갓바위나 보문사 같은 기도처가 아닌 현장 사찰에서 지역과 신도들에게 회향되지 않고 중앙에서 가져갈 돈을 바칠 신도들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직영 1곳은 되레 반환 계획…함께 직영 추진한 도선사 빼

 

더구나 봉은사는 직영사찰화를 꾀하면서 직영사찰인 선본사에 대해선 지역사찰은 지역에 되돌려준다는 반대 논리로 원래 본사인 은해사에 되돌려주는 방안을 꾀한 것으로 드러나 종단 계파간 정치적 이해로 일을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총무원은 애초 봉은사와 함께 도선사도 직영사찰화 한다고 했으나 청담문도회의 반발을 이유로 봉은사만 직영사찰을 추진해 애초 봉은사만을 타켓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불교의식을 집전하고 현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명진 스님과 4대강 개발 반대의 선봉에선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등을 두고 여당 실력자들이 은근히 주지 사퇴압력을 행사한데 대해 새 총무원 집행부가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웅기 사무국장은 “정권이 아닌 불자들의 의견을 따라야할 총무원이 정권의 압력에 굴복해 일을 벌인다면 이를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정부의 권력자들이 종교 내의 인사까지 개입해 좌지우지하려 한다면 이는 헌법 파괴행위로 불자들이 묵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1천일 ‘금욕’ 풀고 다시 목탁 ‘바람’ 피울 채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1.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2.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3.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4.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5.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