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살배기 바보새, 나는 네가 되고 싶다
함석헌
나는 네가 되고 싶다
가파른 산 위를 오르다
어느덧 그토록 깊은 외로움에 곤두박친
네가 되고 싶다
숨결이 갈라지고
네 등언저리에 몰아쳤던 스산한 눈빛이
내 얼굴에 쏟아진다 해도
나는 네가되고 싶다
없이 살다
없이 간 이
그토록 자유로이 참을 통해 날아간 비행 따라
내 날개도 환하게 펼쳐질 수 있다면
네 수모가 오늘 내게 비수가 되고
네 눈물이 지금 내 뺨에 다시 흐른다 해도
나는 네가 되고 싶다
아직도 나는 백 살배기 바보새
나는 네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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