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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마음산책

사라진 똥

등록 2013-11-05 10:44

사라진 똥

                         안도현

 뒷산에 들어가 삽으로 구덩이를 팠다 한 뼘이다

 쭈그리고 앉아 한 뼘 안에 똥을 누고 비밀의 문을 마개로 잠그듯 흙 한 삽을 덮었다 말 많이 하는 것보다 입 다물고사는 게 좋겠다

그리하여 감쪽같이 똥은 사라졌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산을 내려왔다

-똥은 무엇하고 지내나?

하루 내내 똥이 궁금해

생각을 한 뼘 늘였다가 줄였다가 나는 사라진 똥이 궁금해 생각의 구덩이를 한 뼘 팠다가 덮었다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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