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김우중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분당서울대병원 이규환 교수. 대우재단 제공
중증장애를 딛고 예방치의학을 개척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 치과클리닉 이규환 교수(44) 등 8명이 대우재단(이사장·김선협)이 제정한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중증 장애인임에도 자신의 장애를 인술로 승화해 환자의 환경, 정신, 태도까지 살피는 인술을 15년째 펼친 공을 인정받았다. 치대 본과 불의의 사고로 3학년 때 팔과 다리가 마비된 이 교수는 세계 최초의 중증 장애인 치과의사가 되어 2008년 용인시 기흥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로 경기도와 대전의 8개 복지기관에서 구강건강의 중요성과 예방법을 알리고 상담을 진행하며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진료소장. 대우재단 제공
또 경남 통영시보건소 추봉보건진료소장 정향자 간호사(53)는 22년간 섬지역에 근무하면서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섬 주민들을 보살펴왔다. 정 소장은 1994년에 통영시 노대보건진료소에 첫 부임한 이래 연 2천회 이상의 진찰 및 투약을 통해 섬 주민들에게 1차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태풍으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부상자나 새벽에 찾아온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도 밤낮없이 응급 의료를 제공해 섬 주민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었다.
김우중의료봉사상 개인상에는 △2004년 기독방사선선교회를 세워 쪽방촌에서 저발전국까지 찾아가 방사선 진료를 펼친 유명선 대한방사선사협회 방사선사, △2007년에 의료봉사 동아리를 조직해 공공의료 사각지대의 국내 외국인을 돌보고 병원의 신흥국 의료봉사를 체계화한 정윤석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경북 보건의료단체들의 협력을 통해 2013년부터 시작한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의료시스템 개선으로 이끈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이 선정됐다.
이어 김우중의료봉사상 단체상에는 △1965년에 설립한 후 위안부 여성, 이주 여성, 미혼모, 여성청소년 등 의료취약계층에게 의료봉사를 펼친 대한여한의사회, △2002년 개원 후 산골 주민들을 구석구석 찾아가 예방 중심의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한 무주군보건의료원이 선정됐다.
이 밖에 공로상엔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신안대우병원과 완도대우병원장을 지내며 신생아 분만부터 독사에 물린 환자 치료까지 24시간 응급 의료를 제공한 곽병찬 의사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고 김우중 대우 회장 기일인 9일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다. 수상자에게는 각 3천만원, 의료봉사상과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각 1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김우중의료인상은 1978년에 고 김우중 대우 회장의 출연금으로 설립된 대우재단이 의료시설이 없었던 무주, 신안, 진도, 완도 등 도서오지에 대우병원을 설립해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외과, 치과 등 필수적 의료를 제공했던 뜻을 잇기 위해 제정됐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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