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뉴스

맨발의 성자 이현필 탄생 100돌

등록 2013-03-13 18:43

이현필 선생

 ‘새벽 종소리가 아직도 살아남아서/어둠의 머리를 쓰다듬는 곳/한 생애의 쓰라림을/성가 소리에 묻어 버린 이들이/맑은 눈으로 살아가고 있다.//그들은 왜 너는 일하지 않느냐/왜 너는 신발을 제대로 놓지 않았느냐/왜 너는 독화살을 맞았느냐고/묻지 않는다.//기도회가 끝이 나고/별은 아직 초롱하다./오늘 새벽에도 식구들은/저마다의 십자가를 챙겨들고/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병창 시인의 <동광원>이란 시에서 기린 개신교 최초의 수도공동체인 동광원을 설립한 ‘맨발의 성자’ 이현필((1913~64)선생이 태어난지 100년 된 해다.

 기독교동광원수도회와 사회복지법인 귀일원은 이현필 선생의 탄신 100돌을 맞아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 보광로 266의23 동광원 벽제분원에서 오는 18일 오후 2시 ‘헌신관’준공 예배식을 갖는다. 헌신관은 일반인들도 동광원이 진행하는 영성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묵상할 수 있는 기와집으로 지어졌다. 이어 같은날 오후 5~6시엔 서울 종로2가 서울기독교청년회(YMCA)에서 동광원 여성수도자들인 ‘언님’(언니의 높임말) 20여명이 동광원 수도성가를 부르는 음악회가 열린다.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이현필은 광주광역시에서 동광원을 설립해 고아와 결핵환자들 수백명을 돌본 인물이다. 그는 맨발로 눈길을 걸으면서 수도하면서, 하루에 오직 한 끼만 먹으며 결핵환자들을 돌보다 자신도 결핵에 걸려 별세해 ‘맨발의 상자’로 불린다.

 동광원에선 자녀를 데려온 수도자들도 자녀들을 고아의 무리 속에 넣어 똑같이 키웠고, 음식물은 전혀 남기지 않고, 육식을 하지 않고, 하루에 밥 한 끼씩을 모아 그것으로 불쌍한 사람을 돕자는 ‘일작운동’을 펼쳤다.

 이현필의 제자인 김준 초대 새마을연수원원장은 이런 삶을 새마을운동에 그대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현필의 뜻을 이은 제자들이 광주시 봉선동의 귀일원에서 정신지체자들을 돌보고, 광주와 남원, 화순, 함평, 벽제 등에서 ‘언님들’이 노동수도공동체를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의 프란치스코 성인으로 불리는 이현필의 영성을 기리기 위해 가톨릭 광주대교구는 가톨릭 성녀 소화 데레사의 이름을 따 광주에 독신여성수도원인 ‘소화 데레사 자매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동광원 벽제분원은 ‘대자연의 모든 것이 감사하지 않은가. 아~ 사랑으로 모여서 사랑으로 지내다가 사랑으로 헤어지라!’라는 유언을 남긴 이현필이 “아, 기쁘다. 기쁘다”라며 별세한 곳이자, 그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1.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2.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3.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4.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5.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