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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갓 쓴 도인들이 광화문에 오는 이유

등록 2015-05-27 18:21

한양원 갱정유도 도정

오는 6월4일 서울 광화문에는 갓을 쓴 갱정유도(更定儒道)  도인 100여명이 출현할 예정이다. 유교를 갱신해 출현한 갱정유도를 신앙하는 이들은  지리산 청학동과 전북 남원 등에서 옛복식 그대로 옛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 이벤트는 한양원 (92)갱정유도 도정(최고지도자)에 의해 준비되고 있다. 민족종교협의회 의장과 (사)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으로서 중앙무대에 현역으로 일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는 26일 광화문에서 “50년 전 현충일에 갱정유도 도인 500여명이 서울 남대문과 중앙청 등에서 평화통일선언문 30만장을 배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당시 갱정유도가 작성한 선언문엔 ‘遠美蘇慂(원미소용)하고 和南北民(화남북민)하자’는 한자로 되어있었다. ‘미국과 소련의 종용(꼬임)을 멀리하고 남북민이 화합하자’는 뜻이었다.

 “현충일을 맞아 국립묘지를 다녀오던 박정희 대통령이 상투를 틀고 갓을 쓴 이들을 보고 ‘주모자를 당장 청와대로 끌고 오라’고 해서 끌려가 대통령 앞에서 무릎이 꿇려졌다. 박 대통령은 ‘원,미소용’을 ‘원미, 소용’으로 뛰어 읽어서 ‘미국을 멀리하고 소련의 종용을 받자’는 말 아니냐고 따졌다. 그 뜻이 아니라고 했는데도 끌려가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돼 92일만에 무혐으로 석방됐다.”

 이 사건은 당시 <경향신문>, <조선일보> 등에 ‘기이한 난동’, ‘장안에 난데없는 청포데모’, ‘갓데모’ 등으로 보도되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제 때 독립지사들이 그토록 노력했음에도 우리 힘으로 해방을 이루지못하고,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떨어져 어느날 갑자기 외세에 의해 해방되는 바람에 우리 민족의 앞길을 우리 스스로 하지 못하고, 외세에 의해 우리끼리 총부리를 겨누어 죽이고 죽고 아직까지도 분단의 고통 속에 있지 않은가. 그래서 ‘민족도의(民族道義)라야 통일독립(統一獨立) 된다’는 등 4개항을 담은 유인물을 뿌린 것이다. 그런데 50년이 지난 지금 한쪽에선 미국과 일본이, 다른쪽에선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치고 있는데, 우리 민족의 앞날을 강대국에 내맡겨버리면 또 어떤 고난을 맞을 지 모른다. 통일은 반드시 우리 스스로 힘으로 쟁취해야한다.”

  한 도정은 그래서 오는 4일 오후 1시~4시30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정유도 평화통일 선포 5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를 연다. 이 세미나 뒤 갓쓴 도인들이 광화문을 행진한다.

 한 도정은 “50년전 풀려난 뒤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로 다시 불러 식사를 하며 ‘어려서 너무 배고프게 자라, 어떻게해서든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봐야겠는데, 사람들이 구습에 젖어 잘 따라와주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당신들을 그대로두면 이 나라를 끌고가기 어려워 그랬다’고 위로해 준뒤 11번이나 더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면서 “군사정권이었지만 그래도 박정희 대통령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했다”고 말했다. 한 도정은 "7대종단 지도자들이 청와대에 초청 받았을때 이 얘기를 했더니,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눈시울을 적셨다"고 말했다.

 한편 한 도정은 “‘성균관대 설립자인 심산 김창숙 선생이 성균관대를 넘겨달라며 5억원을 건네준 이병철 회장의 형 이병갑 사장에게 침을 뱉었다’는 목격담을 전한 <한겨레>(2014년4월3일자) 기사가 나간 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쓰러지기 며칠 전 연락이 와 만났는데, ‘그런 일이 정말 있었느냐’며 ‘제가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못한 일(성균관대 인수)을 해냈네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도정은 "성균관은 하버드대나 옥스포드대도 가지지못한 600년 전통을 지녔기에, 돈으로 얻을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을 사려고, 삼섬 선대 회장 때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꼬장꼬장하기 그지없는 독립운동가였던 심산 선생은 사카린 밀수를 힐난하며 유혹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었다"고 밝혔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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