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우리나라에서 걷힌 자선냄비 모금액은 거리모금 34억3400만원과 기업모금을 합쳐 63억여원이었다. 한국구세군은 이를 모두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쓸 계획이다. 한국구세군 지도자인 김필수 사령관(63)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부문화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자선냄비 모금액은 전해보다 5퍼센트 가량 늘었다”면서 “모두 불우아동과 장애인, 에이즈환자,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를 곯은채 신문배달을 하면서 미진학자들을 위한 학교인 새마을고등공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서울 영등포에 있는 구세군 영문에 친구를 따라갔다가 구세군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구세군 성직자가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제복 가슴에 달린 ‘S’자 배지를 보여주며 “구세군의 모토는 ‘3S’로 △배고픈자에게 먼저 먹이는 것(soup·수프) △씻기는 것(soap·비누) △그 뒤 영혼을 돕는 것(salvation·구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역 노숙인들을 돕는데도 노숙인쉼터에서 먹일 뿐만 아니라 목욕탕을 두고 씻기고 세탁실에서 옷까지 세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쉼터에 작은 쪽방을 마련해 그곳에서 기거하며 일하도록 직업을 알선해준 뒤 저축을 하게 하고, 2천~3천만원이 모이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제휴해 싼가격에 임대주택을 얻어 사회로 복귀할 수 있기까지 돕고 있다”고 밝혔다. 구세군은 이런 노숙인 돕기 사업을 서울에서 대전,대구,부산, 광주로 확대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노숙인들 재활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이 알콜중독이기에 이들이 알콜과 노숙의 굴레로부터 빠져나오도록 돕는 것을 우리의 주요 의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구세군은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을 돕는 사업을 하다가 10여년 전부터 한국에서 어린이 심장병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되자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키르키스탄의 어린이 환자들을 초청해 돕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세군은 1865년 영국 런던에서 감리교 목사이던 윌리엄 부스와 캐서린 부스 부부에 의해 군대식 조직으로 따 창시됐다. 자선냄비는 1908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배가 난파되자 그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구세군 조세머피 사관(성직자 호칭)이 냄비를 들고나와 수프를 끓여주면서부터 시작됐다. 한국구세군은 250개 영문(교회)와 150여개 사회복지 시설이 있으며, 등록신도가 10만명, 출석신도가 5만5천명 가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