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예수회 총원장 아르투로 소사(71) 신부가 방한했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고위관료 집안에서 태어나 철학과 신학과정을 마친 뒤 정치 사회개혁에 큰 관심을 갖고 베네수엘라 국립대에서 정치학박사를 받은 그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예수회 교육 네트워크’인 ‘신앙과 기쁨’운동에 물두해왔다. 2016년부터 예수회를 이끄는 소사총원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속한 예수회 대표이자 교황의 오랜 ‘절친’답게 남북한 평화와 통일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17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소사 총원장은 “한국 가톨릭교회가 가장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도움을 주어야할 도전은 남과 북, 두 사회가 가진 차이점을 조화롭게 극복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시대적 소명’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1가량이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테스트한다면 북한 주민 100만명 이상이 사망해도 선제적 핵공격에 찬성한다’는 보도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는 “살상을 용인하는것은 비인간적인 태도”라며 비판했다.
“가톨릭 교회와 예수회의 입장은 폭력으로서는 어떤 문제도 절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핵무기를 통한 해결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핵화의 문제는 북한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떤 국가도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선언해왔다. 핵무기를 이미 가진 나라도 핵무기를 쓰지않을 것임을 선언하기를 바란다.”
그는 “남미의 슬프고도 비극적인 현상들을 보면 무장과 폭력, 가난은 함께 가는 것”이라며 “비핵화만이 아니라 비무장화로 나아가야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그리스도교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숨진 모습으로 비무장 상태에서 심장이 창에 뚫려 피를 흘리며 죽음으로써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를 내어놓고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주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소사 총원장은 다양한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 “하느님은 또 다른 방식으로, 다른 종교를 통해서도 말씀했다고 믿고 그들 안에서 보여주는 하느님의 모습을 찾아가는 노력을 할 수 있다”며 “하느님의 얼굴은 다양한 인종, 다양한 종교 문화 속에서 볼 수 있고, 그 다양성이 하느님께서 주는 풍요로움으로 여기기에 그리스도교는 어떤 문화와도 함께 할수 있는 종교이며 크리스찬이 되기 위해 특정 문화를 배척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복음은 자기가 속한 문화에 더 충실하며 깊게 들어가도록 주와주는 면과 함께 다양한 세계에 자기를 열어보이도록 돕는 면을 함께 가지고 있다”며 “교황께서는 ‘다른 종교인들이 자주 만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 더 깊은 신학적 철학적 차원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소상 총원장은 끝으로 “크리스찬들이 영신수련을 통해 하느님 체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교적 회심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공동체를 통해 이웃에게 봉사하고 이바지하며 공동의집인 지구를 잘 키우고 지켜가는 의식까지 가져야 복음을 온전히 산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참여하는 난민과 이민자 돕기 프로젝트와 관련해 “난민문제, 이주민 문제가 얼마나 삶의 곳곳에 침투해 있는지를 잘 볼 수 있도록 알리고, 우리가 얼마나 그들에게 개방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알리고 있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난민캠프에서 지내온 시간을 보면 최소 17년, 27년이 된다. 어린 시절을 그냥 보내게 한다면, 그들은 평생을 난민으로 살게 된다. 교육을 시켜 이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 적응하고 시민으로 잘 살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난민캠프 안에서도 예수회 대학들의 지원을 받아 인터넷, 에스엔에스를 통해 그들이 일반학교에서 하고 있는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인권옹호 차원의 노력을 말하자면, 이주민들이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배척이나 거부 당한 사례는 없는지 조사하고, 입법화를 위해 노력한다.”
그는 빈곤문제에 대해 “예수님이 한 방식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가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며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눈으로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는 그는 “젊은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이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이라며 “가난에 대항해 싸우는 것은 이 세상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